미국 민주당 소속의 엘리엇 엥걸(사진) 하원 외교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주한미군 철수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나는 완전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엥걸 위원장은 또 “우리는 항상 (한국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의 하원 지도부 인사가 주한미군 철수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엥걸 위원장은 이날 한미공공정책위원회가 워싱턴의 미 의회에서 개최한 ‘한·미 지도자대회’에 참석했다. 엥걸 위원장의 주한미군 관련 발언은 전날 마크 밀리 합참의장이 “일반적인 미국인들은 부자 나라인 한국과 일본에 왜 미군이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엥걸 위원장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이 (트럼프) 행정부가 하려는 일인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나는 완전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김정은을 신뢰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내 생각에 김정은은 우리를 좀 더 평화로 이끄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폭탄을 만드는 지식이 있다는 것은 (만든 폭탄을) 내다버릴 수 있지만 (새로운 폭탄을) 만들 지식은 늘 갖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엥걸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버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두 번 만났는데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그들(북한)이 핵무기를 버리고 다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버리는 아주 긍정적인 방안을 우리가 볼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엥걸 위원장은 이어 “나는 솔직히 우리가 그들(북한)과의 협상에 매우 터프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원치 않는 것은 가장 위험에 처하는 나라가 한국일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일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