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포대가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경포대와 경북 유형문화재인 김천 방초정 등 전국 10곳의 누각·정자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4일 밝혔다. 누각(樓閣)은 경치를 조망하도록 다락 구조로 높게 지은 집이고, 정자(亭子)는 경관이 수려하고 사방이 터진 곳에 지어진 집을 가리킨다. 조선시대 누각과 정자는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고도의 집약과 절제미가 깃든 건축물로 평가된다.
함께 지정 예고된 누정(樓亭)은 봉화 한수정, 청송 찬경루, 안동 청원루, 안동 체화정, 경주 귀래정, 달성 하목정, 영암 영보정, 진안 수선루다.
강릉 경포대는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 등 조선시대 수많은 작품 소재가 된 공간이다. 500년 이상 원래의 자리를 지켜왔으며, 조망을 위해 마루가 3단으로 이뤄졌다. 특히 누마루를 2단으로 구성한 것은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독특한 구조다.
김천 방초정은 사면이 개방된 구조가 아니라 계절에 따라 마루와 방을 통합하거나 분리하도록 한 정자이고, 봉화 한수정은 1608년 충재 권벌부터 3대에 걸쳐 완성한 정(丁)자형 건축물이다. 청송 찬경루는 객사와 나란히 지은 현존 유일의 관영 누각이다.
안동 청원루는 경상도 지역에서는 드문 ‘ㄷ’자형 평면의 정자형 별서(교외에 따로 지은 집)이고, 안동 체화정은 연못과 인공섬 세 개를 둔 조경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경주 귀래정은 희소가치가 큰 육각형 평면 형태의 정자다.
달성 하목정은 인조가 왕자 시절에 방문한 인연으로 왕위에 오른 뒤 내탕금 200냥으로 부연(처마 서까래 끝에 덧대는 짧은 서까래)을 달게 하고 당호를 하사한 정자다. 영암 영보정은 정면 5칸, 옆면 3칸의 큰 규모에 비례미와 조형감이 빼어나다. 진안 수선루는 자연 암반 형태를 살린 특이한 구조로, 자연과 건물의 조화를 꾀한 사례로 꼽힌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