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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운명’ 카운트다운… 종료 시 ‘美의 뒤끝’ 걱정되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왼쪽부터)이 17일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서 한·미·일 3자회담을 시작하기 전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이냐, 종료냐를 결정해야 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 정부가 파기를 선택할 경우 지소미아는 23일 0시를 기해 효력을 상실한다.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어 현재로선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군사 당국의 수뇌부들이 지난주 서울에 총출동했으나 우리 정부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미국은 지소미아 유지를 위해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무대는 오는 22∼23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다. 그러나 반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 기존 입장에서 변함이 없다.

문제는 미국의 대응이다.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릴 경우 한·미 관계는 악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에선 ‘동맹인 한국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배신감이 상당히 높다”면서 “지소미아 파기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은 한국을 상당히 차갑게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소미아를 한·일 문제로 보지 않고 동북아시아 지역의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지소미아 폐기가 북한과 중국만 이롭게 할 것이라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펼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소미아 폐기가 현실화되면 미국 정부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브리핑이나 논평을 통해 강도 높은 실망과 불만을 표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후 대응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즉각적으로 한국에 공세적인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분석과 향후 결정적인 순간에 보복 성격이 짙은 액션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이 팽팽하다.

즉각적인 카드로 방위비 분담금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방위비 협상이 미국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들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나온다.

다른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공개적으로 지소미아 연장을 읍소했는데 한국이 이를 거부하면 향후 한국이 미국에 중요한 요청을 할 경우 무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한국이 지소미아 연장을 결정하더라도 한·미 관계가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지소미아 문제를 거치면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어느 정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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