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에 20세 이하 신성 돌풍이 거세다. 예전 같았으면 구단 2군에서 주로 활약하던 영건들이 유럽 리그 및 국가대표팀에서 발군의 실력을 뽑내고 있다. 과학적 훈련과 구단의 체계적 관리로 인해 1~2년 전 세상을 놀라게 한 킬리앙 음바페(21·파리 생제르맹)류의 선수가 여러 명 등장했다는 분석이다.
득점력으로 볼 때 으뜸은 엘링 홀란드(19·잘츠부르크)다. 191㎝의 장신이지만 순발력과 골 결정력을 갖춘 홀란드는 올 시즌 벌써 5번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18경기 26골과 6도움을 적립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뛴다고 평가절하할 실력이 아니다. 리버풀, 나폴리 등 강팀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선두(7골)에 올라있다. 라울 곤잘레스(레알 마드리드)와 음바페(당시 AS 모나코)의 기록(6골)을 넘어선 단일 시즌 10대 최다골이다.
주가도 폭등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연초 약 64억원에 불과했던 홀란드의 몸값은 벌써 약 388억원까지 뛰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홀란드 영입을 위해 약 1284억원을 책정했다고 전해졌다. 노르웨이 대표로도 당당히 뛰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호드리구 고에스(18·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팀에 합류했는데 각종 기록을 양산 중이다. 호드리구는 9월 25일 오사수나전 후반 26분 투입돼 93초 만에 리그 데뷔골을 넣었다. 2002년 브라질 선배 호나우두(62초) 다음의 최단시간 데뷔골 기록이다. 지난 6일 챔피언스리그 갈라타사라이전에선 18세 301일의 나이에 해트트릭에 성공했다. 이 역시 라울(18세 113일)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이다.
올 시즌 6경기 5골 1도움으로 연착륙한 호드리구는 지난 16일과 19일 아르헨티나와 한국을 상대로 후반 교체 투입되며 대표팀에서도 기회를 잡아나가고 있다.
제이든 산초(19·도르트문트)는 가장 다재다능한 샛별이다. 지난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도움왕(34경기 12골 14도움) 산초는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이 무기다. 올 시즌에도 16경기 4골 8도움으로 팀에 기여하고 있다. 파리 생제르맹이 약 1800억원의 거액을 준비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약관(20세)의 전사들도 눈에 띈다. 이탈리아의 니콜로 자니올로(AS로마), 잉글랜드의 메이슨 마운트(첼시), 포르투갈의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꾸준히 중용되고 있다. 자니올로는 19일 열린 유로 2020 예선에서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A매치 데뷔골 포함, 2골을 넣으며 조국의 9대 1 대승을 견인했다. 지난시즌 세리에A와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을 넣어 잠재력을 과시한 자니올라는 올 시즌에는 벌써 5골 1도움을 기록, 상승세가 가파르다.
‘차세대 호날두’로 불리는 펠릭스는 2018-19시즌 포르투갈 벤피카에서 26경기 15골 9도움으로 리그 우승을 이끌며 깜짝 등장했다. 이후 음바페에 이은 10대 선수 최고 이적료 2위(약 1656억원) 기록으로 아틀레티코에 합류했다. 현재 부상 중이지만 지금까지 11경기 3골 1도움을 올리며 이름값을 하고 있다.
첼시의 기대주 마운트는 지난시즌 2부리그 더비카운티에서 11골 6도움으로 눈에 띄더니 올 시즌 첼시로 넘어가면서도 4골 2도움의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 코소보전에서 데뷔골을 넣으며 대표팀에서도 능력을 입증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