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새 사령탑 첫 승 선물… 무리뉴, 챔스리그 눈도장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가진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3일(한국시간) 토트넘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른 조제 무리뉴 감독. AFP연합뉴스


손흥민(27)이 주제 무리뉴(56) 감독의 토트넘 홋스퍼 사령탑 데뷔전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다음 과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다. 무리뉴 감독은 ‘챔스 전문가’로 통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팀을 옮겨 두 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 이 대회에서 득점왕을 넘볼 만큼 골 감각이 물오른 손흥민은 무리뉴 감독의 ‘필승 카드’로 눈도장을 찍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가진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토트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상대 골문 왼쪽에서 동료 미드필더 델리 알리의 패스를 왼발 슛으로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무리뉴 체제의 토트넘에서 첫 번째 골. 손흥민의 올 시즌 9호 골이자 리그 4호 골이다.

손흥민은 5분 뒤 루카스 모우라의 추가골도 어시스트했다. 리그 도움은 5개로 늘어났다. 토트넘은 후반 4분 해리 케인의 결승골을 앞세워 3대 2로 승리했다. 3-0으로 앞선 후반 종반부터 2골을 빼앗긴 토트넘의 진땀 승부에서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 2개가 승리를 결정적으로 이끈 것이다.

리그에서 지난 5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던 토트넘은 새롭게 출범한 무리뉴 체제에서 기분 좋은 승전보를 띄웠다. 리그 4승(5무 4패·승점 17)째를 챙겨 10위권으로 재진입했다. 5위 울버햄튼 원더러스(승점 19)와 승점 2점 차이인 만큼 중상위권 도약도 가능해졌다.

무리뉴 감독에게 이날 승리는 승점 3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20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을 경질한 토트넘에서 후임자로 사령탑에 올랐다. 포체티노 전 감독의 4-2-3-1 대열을 그대로 펼친 무리뉴 감독의 첫 ‘삼각편대’는 원톱 케인과 좌우의 손흥민-모우라였다. 이 공격진 세 명이 모두 득점했다.

손흥민은 그 중심에 있었다. 오는 27일 홈에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대결하는 챔피언스리그 B조 5차전 홈경기에서도 무리뉴 감독의 ‘레프트 펀치’로 다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무리뉴 감독에게는 부임 후 첫 번째 성과가 눈앞에 놓였다.

무리뉴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경험한 베테랑 지도자다. 2004년 포르투갈 포르투, 2010년 이탈리아 인테르 밀란에서 각각 우승을 이끌었다. 그야말로 챔피언스리그 우승 청부사의 면모를 갖고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이 대회에서만 5골을 터뜨려 득점 3위에 있다. 무리뉴 감독의 입장에서는 가장 확실한 공격 자원인 셈이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새로운 상황과 체계에 적응하면서 어려운 한 주를 보냈다”며 “이제 새로운 것들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과의 조화를 약속하면서 ‘붙박이 레프트윙’으로 활약할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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