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이가 어시스트” 무리뉴 다운 역전극 축하

토트넘 홋스퍼의 조제 무리뉴(왼쪽) 감독이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B조 5차전에서 주앙 새크라멘토 수석코치의 품에 안겨 환호하고 있다. 이는 2-2로 맞선 후반 28분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아 세르주 오리에가 역전골을 넣은 직후였다. 로이터연합뉴스


“볼보이가 참 똑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신임 사령탑 주제 무리뉴(56)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남다른 승부사 기질에다 볼보이를 치켜 세우는 특유의 쇼맨십을 발휘하는 등 ‘무리뉴다운’ 퍼포먼스로 16강 진출을 일궈냈고 많은 화제를 낳았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 가진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5차전에서 4대 2로 역전승했다. 0-2로 뒤진 후 모두 네 골을 몰아치며 얻어낸 극적인 승리였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28분 수비수 세르주 오리에의 역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토트넘은 이제 한 경기만을 남긴 조별리그에서 3승 1무 1패(승점 10)를 기록해 B조 2위를 확정하고 16강 토너먼트로 넘어갔다.

토트넘의 분위기는 경기 초반만 해도 암울했다. 전반 19분까지 두 골을 빼앗겼다. 무리뉴 감독은 곧 승부수를 띄웠다. 전반 28분만에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를 빼고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했다. 다소 이르게 사용한 교체 카드를 최근 부진한 에릭센으로 선택했다. 패배, 혹은 역전승만 생각한 초강수였다.

토트넘의 재편된 공격진은 올림피아코스 수비진에 균열을 냈다. 전반 종료 직전에 델리 알리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후반 5분 공격수 해리 케인의 동점골로 추격했다. 상대 수비진에 재정비할 틈을 주지 않은 오리에의 빠른 스로인은 루카스 모우라의 크로스를 거쳐 케인의 오른발에 걸려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 볼보이가 한몫을 했다. 토트넘의 공격 전개가 오른쪽 사이드라인에서 끊어졌을 때, 볼보이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공을 빠르게 장내로 돌려보냈다. 무리뉴 감독은 케인의 동점골이 터지자 볼보이와 포옹하는 쇼맨십을 선사했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볼보이가 경기를 읽을 줄 알았다. 중요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볼보이를 라커룸으로 초대해 같이 승리를 축하하고 싶었지만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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