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데 결혼, 철저히 준비해야”

조병찬 그레이스 메리지컨설팅 대표가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본사 안내데스크에서 결혼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결혼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독교 결혼 컨설팅업체 ‘그레이스 메리지컨설팅’ 대표 조병찬 장로는 “대입도 중·고 6년간 열심히 준비하는데 누굴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뀌는, 대학보다 더 중요한 결혼에는 왜 준비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레이스 메리지컨설팅은 기독교 결혼 컨설팅 1위 업체로 꼽힌다. 국내 17개 지사, 해외 3개 지사가 있으며 직원이 70여명이다. 회원은 8000여명, 현재까지 1500여명을 결혼시켰다.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에 있는 사무실에서 조 장로를 만났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로 청년분과위원장을 지냈다.

“과거에는 쉽게 결혼했어요. 소개로 만나기도 하고, 살다 보면 어떻게든 누굴 만나 결혼했어요. 요즘은 만남도 어렵고 포기하는 이들도 많아요. 이혼도 많이 하고요. 그러니까 결혼을 위해, 행복한 결혼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합니다.”

조 장로는 그 노력의 첫 번째로 ‘결혼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도하면 하나님이 도와주시지, 인위적으로 컨설팅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하는데 이 생각을 깨야 한다”고 말했다. “마태복음 7장 7절에서 하나님은 ‘구하라’고만 하지 않고 ‘찾으라’ ‘문을 두드리라’고 하셨어요. 하나님께 구하세요. 그러면 응답해 주십니다. 또 찾고 두드리는 것도 해야 합니다. 결혼 전문가를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결혼의 문이 열립니다.”

두 번째는 결혼을 자녀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부모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알아서 한다’는 말은 옛말이라며 결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한 부모가 결혼할 생각 전혀 없는 아들을 데려다가 회원으로 등록시키고 소개하는 자리에 한 번만 나가 달라 사정사정했어요. 나가보니 상대 여성이 마음에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상대를 열심히 만나더니 3개월 만에 상견례를 하더라고요.”

조 장로는 “결혼은 사명”이라고 했다. “결혼을 편해지기 위해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결혼은 하나님의 명령으로 크리스천은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님이 남자만 만들지 않고 또 여자만 만들지 않고 남자와 여자를 만든 것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겁니다. 결혼하라는 겁니다. 또 전능하신 하나님이 남녀 둘 다 흙으로 만들지 않고 남자의 갈빗대를 취해 여자를 만든 것은 남자와 여자가 본래 하나라는 것이에요. 서로 부족하지만 만나서 행복을 만들어 가라는 것입니다.”

또 “결혼은 가진 게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결혼은 사명이기 때문에 그냥 순종하면 하나님이 다 준비해주신다”고 말했다. “선교 사명을 받은 이가 파송 받아 무작정 선교지로 가는 것처럼 결혼도 일단 하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고 했다. 자신도 1983년도 결혼할 여건이 전혀 안 됐는데 막상 결혼했더니 하나님이 큰 축복을 주셨다고 강조했다.

“친구가 커피나 한잔 하자고 해서 갔더니 지금의 아내가 있었어요. 그때는 1억8000여만원 부도를 맞고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할 때였어요. 쥐가 왔다 갔다 하는 사글셋방에서 살고 있었으니 결혼은 생각하지도 못했죠. 그런데 빚을 내서 결혼했더니 애들 둘을 미국으로 유학 보내고 21년간 조용기 목사님을 모시고 전 세계를 다닐 만큼 재정적으로 채워주셨어요.”

그는 보험업계에서 25년간 일했다. 판매왕을 5년간 석권하고 성공 사례도 발표하러 다녔다.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다. 유학 보낸 아이들을 보러 미국에 자주 가면서 일에 공백이 생겼다. 보험은 하루라도 영업을 안 하면 일정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자녀 유학비 등 지출은 여전했고 수입은 급속히 줄었다. 아이들이 대학을 졸업할 즈음엔 빚더미에 올랐다. 하지만 하나님은 새로운 길을 여셨다. 결혼 컨설팅을 하게 된 것이다.

“새벽기도회 1시간 전에 도착해 십자가 탑 밑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창세기 1장 28절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이 마음속에 강렬하게 떠올랐어요. 이 이야기를 들은 어느 목사님은 ‘한국교회의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결혼이다. 이를 앞장서 해결하라는 것 같다’며 ‘기도해 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2010년 57세 때 이 일을 시작했어요.”

그는 영리가 아닌 사명감으로 일했고 그러자 하나님께서 가장 큰 기독교 결혼 정보 회사로 만들어주셨다고 했다. 그레이스 메리지컨설팅의 가장 큰 장점은 ‘3회 검증 시스템’이다. 첫 번째는 조 장로가 직접 만나 검증한다. 이제까지 1만5000여명을 상담했기 때문에 표정만 봐도 성향을 안다고 했다. 두 번째는 매니저가 검증하고 세 번째는 당사자들이 만난 후 피드백을 통해 검증한다. 이렇게 하면 부모들도 몰랐던 부분까지 파악한다고 말했다.

비용도 저렴하지만 횟수에 상관없이 결혼할 때까지 컨설팅하는 것도 특징이다. 컨설팅의 목적이 영리 추구가 아니라 가정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인물과 스펙보다 내면을 중시하는 것도 일반 결혼정보회사와 다른 점이다. 조 장로는 “그레이스 메리지컨설팅의 좋은 점은 다 잊더라도 결혼은 준비가 필요하고 전문가를 만나야 한다는 것은 꼭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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