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큰절 받으실 분



박사학위를 받으면 미국인 지도교수에게 ‘한국에선 스승에게 이렇게 인사한다’며 큰절을 하리라 마음먹은 적이 있습니다. 석사과정을 마친 뒤 박사과정에 진학하며 학교를 옮겼고, 박사과정 지도교수도 저를 2년간 지도하다 다른 학교로 옮겼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박사학위를 받는다면 참 고마운 마음이 들 것 같았습니다.

하루는 연구를 하다 논문 주제와 다른 결과를 얻었습니다. 더 연구해보니 결과가 매우 좋았습니다. 이를 지도교수에게 보고했더니 기뻐할 줄 알았던 교수가 갑자기 화를 냈습니다. 시키지 않은 일을 허락 없이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해야 할 연구를 하면서 추가로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 연구한 것이고, 결과가 어떨지 몰라 미리 보고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행히 오해는 풀렸지만, 마음에 두려움이 찾아왔습니다. 지도교수에게 잘못 보였다가 학위를 받는 데 차질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때 주님이 깨닫게 해주신 것이 있습니다. 학위를 받는 것도 오직 하나님께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진짜 지도교수는 하나님이고, 큰절을 받을 분도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고마운 사람이 많겠지만, 진정으로 감사드릴 분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다 하셨다’고 큰절 드리며 새해를 맞이하길 바랍니다.

손석일 목사(서울 상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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