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주름잡는 잉글랜드 토종들… 국대 뽑기 행복한 고민

대니 잉스. 로이터연합뉴스
 
제이미 바디. AFP연합뉴스
 
태미 에이브러햄. AFP연합뉴스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모처럼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들의 기세가 매섭다. 득점 순위 1위부터 공동 6위까지 8명의 선수 중 잉글랜드 국적만 6명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6월에 열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를 앞두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중 대니 잉스(27·사우샘프턴)의 활약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잉스는 지난 2일(한국시간) EPL 21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와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같은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 제이미 바디(레스터·17골)에 이어 득점 순위 공동 2위(13골)에 올랐다. 최근 리그 10경기 9골, 올 시즌 팀 리그 골(25골)의 절반 이상을 넣었을 정도로 결정력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잉스는 2014-2015시즌 번리에서 11골을 넣으며 큰 기대 속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악몽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유망했던 선수의 발목을 잡은 건 부상의 악령이었다. 팀 훈련에서 왼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한 잉스는 2015-2016시즌 리그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후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다시 수술대에 오르며 2017-2018시즌까지 3시즌 간 잉스가 리버풀에서 뛴 리그 경기는 고작 25회에 불과하다.

잉스가 부활한 건 지난 시즌 시작을 앞두고 사우샘프턴으로 임대 이적하면서다. 24경기 7골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잉스는 올 시즌 드디어 꽃을 피웠다. 잉스는 토트넘전 승리 후 “팬들과 팀에 완전히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다”며 “매일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여기서 다시 축구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활약에 사우스햄튼의 성적도 강등권에 5점 앞선 12위까지 상승한 상태다.

올 시즌엔 잉스와 바디 말고도 태미 에이브러햄(첼시), 마커스 래시포드(맨유·이상 12골), 라임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토트넘·이상 11골) 등 잉글랜드 출신 4명이 EPL 득점 순위 상위권의 한 자리씩을 차지하고 있다. 공동 6위 8명 안에 잉글랜드 국적이 아닌 선수는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13골)과 사디오 마네(리버풀·11골) 밖에 없다.

다국적의 월드클래스 골잡이들이 각축을 벌이는 EPL이기에 올 시즌 잉글랜드 출신 공격수들의 활약은 특별하다. 2018-2019시즌 3명(바디, 케인, 스털링), 2017-2018시즌 3명(케인, 바디, 스털링), 2016-2017시즌엔 2명(케인, 델레 알리)만이 상위 7명 안에 든 바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도 유로 2020을 앞두고 공격수 선발에 고심할 전망이다. 스털링, 케인, 래시포드, 에이브러햄이 현 대표팀에 소속된 가운데 잉스와 바디의 활약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잉스는 2015년 10월 15일 유로 2016 예선에서 A대표팀 소속으로 1경기를 뛴 경험이 있다. 바디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이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지만 A대표팀에서 부상 선수가 발생하는 등 비상 상황엔 대표팀 합류를 약속한 상태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최근 “대니 잉스는 래시포드, 에이브러햄, 케인, 스털링보다 득점 순위에서 앞서있다. 그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잉글랜드 출신 탑 스코어러”라고 평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