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의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 CES 행사에서 롤러블 TV 신제품을 꺼내들며 관람객의 이목을 끌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AI 발전 방향에 대한 내실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박일평 사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0’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인공지능 발전 단계’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전날 업무협약을 맺은 캐나다 업체인 ‘엘레멘트 AI’와 손잡고 AI 발전 단계를 총 4단계로 분류했다. 1단계 효율화, 2단계 개인화, 3단계 추론, 4단계 탐구 등이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1단계는 지정된 명령·조건에 따라 제품을 동작시키는 단계다. 2단계부터는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패턴을 찾고 사용자를 구분할 수 있다. 3단계가 되면 여러 접점의 데이터를 분석해 행동의 원인·결과를 분석한다. 4단계까지 발전한 AI는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더 나은 솔루션을 제안한다.
박 사장은 “현재 가전 업체들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AI 서비스는 아직까지 1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AI와 가전의 결합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CES 행사에서는 AI ‘LG 씽큐’로 진화한 가전 및 서비스와 올레드 TV를 비롯한 ‘리얼 8K’ TV 제품에서 AI 적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오는 3월부터 북미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일 ‘프로액티브 고객 서비스’를 CES에서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이 서비스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반의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패턴을 학습하고 제품의 상태·관리방법을 LG 씽큐 앱, 이메일, 문자 등을 통해 알려준다.
함께 무대에 오른 장 프랑스와 가녜 엘레멘트 AI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발표로 AI가 향후 우리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