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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진전 없으면 문 대통령, 美와 계속 갈 수 있겠나”

사진=연합뉴스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북·미 협상에서 미국이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또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이지만 계속 진전이 없고 한반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는 얘기도 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인 국익연구소(CNI)가 워싱턴에서 대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했다. 그는 강연과 특파원 간담회에서 개인 자격임을 전제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문 특보는 “(북한이) 비핵화를 먼저 하고,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구체적인 것을 몇 개 주면서 북한을 유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중국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비핵화 조치 등 북한의 상응조치를 포함시켜 결의안을 수정해 통과시키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북한도 영변을 포함해서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중요한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 특보는 또 “중·러가 그런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냈으니까 우리 정부도 (남북)철도 연결 사업 같은 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건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외국 투자가 가능하도록 된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프랑스·영국만 동의해주면 새로운 시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2월 정도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을 발사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북한도 조심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8일)을 기점으로 삼아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특보는 또 미국이 ICBM을 실전배치할 때까지 15∼17번의 시험발사를 하는데 북한의 경우 ICBM급 화성-15를 한 차례만 시험했다면서 “북한이 ICBM 시험하고 위성(발사)한다고 해서 그게 ‘임박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문 대통령은 철도 연결과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으나 대북제재로 할 수 없었다”면서 “한국이 100% 미국과 조율하고 투명성을 보이면서 남북 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 입장은 ‘미국하고 같이 간다’는 것으로 분명히 정했지만 진전이 없고 정치적으로 어려워지고 한반도·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또 비핵화를 목표로 두되 접근 과정에서는 군비통제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는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잭슨 연구원 주장의 핵심은 북한과의 평화체제 검토, 비핵화를 대가로 한 단계적 주한미군 감축, 위반 시 되돌리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 완화, 이를 위한 워킹그룹 구성 등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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