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과 편안한 의자가 생겼어요. 피아노도 배웠어요. 이렇게 좋은 곳이 우리 마을에 있는 게 꿈만 같아요.”
강원도 양양군 서면 상평리에는 209가구가 산다. 학원이 있는 읍내에 가는 버스가 하루 세 차례만 운행되는 ‘깡촌’이다. 그런데 이 마을이 달라졌다. 낡고 허름한 아동지원센터가 ‘건강보험 작은 공부방 84호점’으로 다시 태어나면서부터다. ‘작은 공부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로 만들어진다.
이곳에는 상평리 아이들의 바람이 모두 반영됐다. 겨울이면 실내에서도 패딩을 입어야 했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온기를 더했다. 아무도 모르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아이들의 말에 2층에 ‘비밀의 방’을 만들었다. 고장난 시계는 예쁜 디지털시계로 변신했다. 편안한 의자가 놓이고 피아노 강습이 시작됐다. 일터에 간 부모에게는 안심하고 맡기는 보육시설로, 아이들에게는 더우나 추우나 마음껏 뛰어놀고 공부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놀면서 배우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더욱 신나게 한다. 하루하루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건보공단 임직원의 사회공헌활동이 만든 작은 결과물이다.
건보공단은 매년 기부로 선행을 이어간다. 작은 공부방은 취약지역 및 저소득 소외계층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2005년 6월 발족한 ‘건이강이봉사단’은 15년 만에 단원 1만3769명, 누적 기부액 108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커졌다. 의료취약지역 의료봉사 ‘사랑 실은 건강천사’, 홀몸어르신의 정서적 안정과 고독사 예방을 위한 ‘드림 콜’과 ‘집수리 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친다.
최옥용 경영지원실장은 “돌봄과 보육 공간을 계속 늘려 미래의 주역인 아동·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라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진·글=윤성호 기자 cyberco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