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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정치인 태영호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2016년 8월 한국으로 왔다. 이후 행로는 여느 탈북자와 매우 다르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고위층 탈북자들이 정부의 보호 아래 침묵하거나 대외 활동을 피한 것과 대조된다. 태 전 공사는 2018년 5월 말 국가정보원 산하 한 연구원의 자문위원이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만나 내놓은 4·27 판문점선언 한 달 만이다. 판문점선언 직후 출간된 ‘3층 서기실의 암호’와 “북한은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5월 14일 국회 강연이 이직(離職)과 관련 있어 보인다. ‘3층 서기실의 암호’는 외교관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정권의 실상을 생생하게 파헤쳤다. 북한은 국회 강연 등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5월 16일로 예정돼 있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연구원을 나온 그는 “북한에 대해 많은 분야가 잘못 알려져 있다”면서 남북동행포럼이라는 블로그를 열었다. 최근에는 구독자 12만명의 유튜버(태영호TV)로 활약하고 있다. 태 전 공사의 북한 관련 분석과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높다. 김일성대에서 공부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가장 주목하고 경청하는 북한 전문가 중 한 명”이라고 했다. “북한 정권 내부 메커니즘을 아는 독특한 경험만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여러 정보를 분석하고 종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매우 스마트하다”고 했다.

태 전 공사가 4·15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지역구 후보로 나선다. 그는 11일 회견에서 지난해 11월 북한 선원 강제 북송에 대한 분노가 출마의 주요 동기라고 했다. 태 전 공사의 출마는 경호 문제 등 과제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가 북한의 제거 대상 1호로 꼽힌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북한에서 넘어온 지 3년여밖에 안 된 탈북자의 국회의원 출마와 당선 여부는 이번 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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