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인생의 황금기



얼마 전 친구를 만났다가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두 가지 이야기만 주로 한다는 말을 들었다. 본인이 아픈 이야기와 부모님이 아프신 이야기라고 한다. 전혀 웃을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감이 가서 웃음이 나왔다. 마흔 중반이 넘으면서 갱년기 증상과 함께 몸이 아파 병원치료를 받거나 약을 먹는 게 일상이 된 분도 주변에 많다.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는 하소연들도 이어진다. 몇 년 전부터 갱년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이 시기를 힘들게 겪으셨던 분의 경험담을 듣고 나서부터였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것도 피하고, 밤에 잠을 못 자게 되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어 하였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다보니 심리적으로 계속 위축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변화를 불필요하게 미리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모임에서 ‘폐경’ 대신 ‘완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시는 분을 보았다. 같은 현상에 대해 일컫는 단어의 차이만으로도 의미는 확연히 다르게 다가왔다. 모든 현상에는 다양한 면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부정적인 측면만 생각했구나 싶었다. 외국의 경우 오십대 이후의 삶을 제2의 황금기라고 해서 반기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삼십대 이전은 여러 가지로 불안정한 시기인데 비해 오십대가 되면 아이들도 독립하고 경제력을 갖추기기 때문에 제2의 인생을 산다는 것이다. ‘백년을 살아보니’에서 저자는 인생의 황금기란 60세에서 75세 사이라고 한다. 정신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은 한계가 없어 75세까지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직 인생의 황금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남은 셈이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은 덜어내고 긍정적인 면을 기대하면서 살아가면 어떨까. 지나간 일은 뒤로 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즐거운 고민을 해보고 싶어졌다.

문화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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