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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조스 “기후변화 대응에 12조 쏜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사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가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사재 100억 달러(약 11조8920억원)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 등 다른 부호들에 비해 기부가 적다는 지적을 받아온 베이조스가 기후변화에 나선 데는 그간 ‘아마존이 막대한 양의 탄소배출을 내놓으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대내외 압박이 영향을 줬다.

베이조스는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100억 달러를 출연해 ‘베이조스 지구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후변화는 우리 행성에 가장 커다란 위협”이라며 “기후변화의 파괴적인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방법은 극대화하고 새로운 방법을 탐구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썼다. 기금은 올여름 출연 예정이며, 기후변화 관련 과학자·활동가·비정부기구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베이조스의 아마존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방대한 데이터 관리를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 세계적인 선적과 배송 네트워크 등을 유지하는 데 막대한 에너지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지난해 처음으로 공개한 자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440만t(2018년)으로 소규모 국가 수준이었다.

아마존 내부의 비판도 거셌다. ‘기후 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들’ 모임은 아마존을 강하게 비판하며 근본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베이조스는 지난해 9월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 순제로(Net-Zero)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100% 재생 가능한 전기로만 사업을 운영하겠다는 ‘기후 서약’ 프로젝트를 내놨다.

다만 ‘기후 정의를 위한 아마존 직원들’은 베이조스의 기금 출연을 반기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이들은 성명에서 “사람들은 석유·가스 회사들이 지구를 황폐화시키는 것을 아마존이 언제까지 도울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아마존이 앞서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직원들에게 해고를 경고했다고도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베이조스는 지구 기금으로 어느 곳을 지원할지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지난해 지구를 구하고 싶다면 우주로 가야 한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에너지 사용이 많은 중공업 등을 우주로 옮기고, 지구는 인간이 사용할 수 있도록 비워두자는 것이다. 베이조스는 우주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을 설립했는데, 이 역시 탄소배출이 과도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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