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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위기의 도쿄올림픽



일본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다. 제18회 올림픽이 1964년 10월 도쿄에서 열렸다. 일본은 이보다 앞서 올림픽을 개최할 기회가 있었다. 1940년 제12회 올림픽 개최지가 도쿄였다. 그러나 일본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자 개최지가 핀란드 헬싱키로 변경됐고 이마저도 2차 세계대전으로 열리지 못했다.

오는 여름 도쿄에서 제32회 올림픽이 열린다. 공식 명칭은 32회지만 실제로는 스물아홉 번째 올림픽이다. 제6회 베를린올림픽(1916년)과 제12회·제13회 런던올림픽(1944년)은 각각 1차대전과 2차대전으로 취소됐다. 예정대로라면 이번 도쿄올림픽은 7월 24일 개막해 8월 9일 폐막하나 그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일본은 코로나19 발원지 중국 다음으로 환자가 많다. 사망자도 발생했다. 무턱대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봉쇄해 감염 폭증 사태를 자초했다. 최북단 홋카이도부터 최남단 오키나와까지 환자가 발생하는 등 일본 정부는 바이러스 공격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국내외에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두고 흑사병이 유럽을 휩쓸던 14세기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올림픽 취소나 연기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찜찜함은 여전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쟁이나 소요, 그밖에 참가자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거나 위험한 상태라고 IOC가 믿을 만한 근거가 있을 때 올림픽을 취소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는 스포츠 대회가 속출하고 있다. 2월과 3월 태국 싱가포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아시안 스윙 3개 대회가 취소됐다. 일본 스프츠계도 21일부터 삿포로에서 개최 예정이던 ‘스페셜 올림픽 일본’ 겨울대회를 취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도쿄올림픽도 이 같은 운명을 피해갈 수 없다. 전염병으로 올림픽이 취소되는 초유의 일은 없어야 할 텐데 아베 정부의 대응이 미덥지 못해 걱정이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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