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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코로나 검사 거부하는 보건소들



선별진료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전쟁의 최전선이다. 코로나19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가 첫 번째 찾는 장소로, 사전 역학조사와 진찰이 이뤄진다. 보건소와 종합병원 등 559곳에 설치됐다. 하지만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거나 민간 병의원이 검사를 의뢰해도 보건소가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59번 환자(75)는 여러 차례 서울 종로구보건소 등 선별진료소를 찾아갔는데도 검사를 받지 못했다. 피 섞인 가래와 기침, 고열을 확인한 이비인후과에서 진료의뢰서를 써줬는데도 이런 일이 생겼다.

20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원 전용 홈페이지에는 이런 사연이 올라왔다. “세 살 아이가 열이 난다고 왔다. 중국 다녀온 할머니와 자고 식사도 했다고 한다. 혹시 몰라서 보건소에 전화해 선별진료소로 안내하겠다고 했더니, 보건소 의사가 ‘우리는 아이들 못 본다. 종합병원으로 보내라’고 소리지르더니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에는 경북에 있는 의사의 얘기가 올라왔다. 체열이 38.5도나 된다는 아홉 살 여아 보호자의 전화를 받고,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얼마 뒤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보건소: “해외여행 이력이나 환자 접촉 이력도 없는데 왜 진료를 보지 않느냐.” 소아과 의사: “이미 지역사회 확산 단계라 선별검사 대상을 넓게 잡으라는 지침을 받았다. 또 N95 마스크 등 방역 장비도 없는 상태에서 의심환자를 보다가는 일반 환자까지 감염시킨다.” 보건소 측은 “그렇다고 우리한테 보내면 우리도 검사를 못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홈페이지에는 선별진료소로 지정된 보건소와 종합병원이 온갖 이유를 대며 어린 환자의 검사 신청을 내친다는 사연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관계자는 “선별진료기관들의 행태가 신종 플루, 메르스 사태 때와 똑같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코로나19의 대표적 사각지대”라고 했다. 그는 “이처럼 기본 방역망에 구멍이 숭숭 나 있는데 코로나가 퍼지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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