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원인을 놓고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천지 잘못이냐, 정부 잘못이냐의 대결이다. 다시 말해 신천지 폐렴 vs 문재인 폐렴 구도다. 정부 탓을 주장하는 측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은 점을 첫 번째로 꼽는다.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과 논란이 많다.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들이 우리 국민 몇 명을 감염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해봐야 알 수 있다.
다만 중국인 때문에 코로나가 전파됐다고 하더라도 신천지같은 집단이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창궐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26일 현재 대구의 코로나 확진환자 중에서 신천지 신도와 신천지 연관자가 84.3%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천지의 비밀주의적 습성이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이다. 대구 서구보건소의 감염 예방을 총괄하는 직원이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숨기고 있다가 발각됐다.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선 한 간호사가 신도 신분을 숨기고 근무하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청송교도소 교도관도 신도인 사실을 숨겨오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가 전체 신도 명단을 보건 당국에 빨리 제출해 검사받도록 했다면 이렇게까지 확산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1주일이 지난 뒤에야 정부의 압박과 여론의 비난에 못이겨 명단을 제출했지만 이미 신천지 신도는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 코로나가 퍼진 뒤다. 지난 19일 51명이던 확진자 수는 1주일 만에 20배 이상인 1000명을 넘었다. 미국의 한 공영 라디오 방송은 ‘한국 코로나 확산의 중심에 있는 비밀스러운 그 종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지금은 책임을 따지기보다 방역에 주력해야 할 때지만 정치권에서 굳이 책임을 추궁할 거라면 정부와 신천지 모두의 책임을 거론해야 한다. 그러나 정파적 목적으로 한쪽 얘기만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신천지 얘기만 하고, 미래통합당은 정부 탓만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교안 대표마저 정부 탓만 할 뿐 신천지 얘기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종수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