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유사한 형태로 감염되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감염력이 최대 1000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톈진 소재 난카이대학의 롼지서우 교수 연구팀은 중국 아카데미가 운영하는 연구논문 사전공개 플랫폼에 올린 논문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대해 “사스보다 최소 100배, 최대 1000배는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당초 코로나19는 사스와 유사한 감염 경로를 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사스는 ‘ACE2’라는 수용체 단백질과 결합해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데, 사스와 유전 구조가 80% 유사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이처럼 인체에 침투할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ACE2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많지 않다. 이 때문에 2002~2003년 사스 사태 당시 전 세계적으로 8000명 정도만 감염되는 데 그쳤다. 현재 8만명을 넘어선 코로나19에 비하면 전파 속도가 훨씬 떨어진다.
연구진은 코로나19의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사스에 없는 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는 HIV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돌연변이 유전자의 일부였다. 연구자들은 이를 토대로 “코로나19가 HIV와 유사한 결합 메커니즘을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추정했다.
논문에 따르면 HIV와 에볼라는 인간 신체의 ‘퓨린’을 공격한다. 퓨린은 생물 세포 내 각종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성 촉매인 ‘엔자임’의 한 종류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퓨린 엔자임을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하는 약들이 코로나19 복제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에이즈 치료제 성분인 인디나비르,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등이다. 이미 에이즈 치료제로 코로나19 증세가 호전됐다는 보고가 수차례 나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