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완치자도 더디게나마 속속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첫 번째 확진자, 중국인 여성(35)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지 20여일이 흘렀다.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이 여성은 인천시의료원에서 18일간 격리 치료를 받은 끝에 무사히 가족 품에 안겼다. 이 여성은 퇴원하면서 우리 의료진에게 “당신들의 선진화된 의료기술과 전문적인 태도가 없었더라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남겼다. 중국이었다면 이 여성이 이 같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을까.
외신들이 우리 의료기술과 보건 당국의 역량에 ‘엄지척’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들어 정부 대응이 실패했다는 비판도 있으나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 것은 진단 능력이 뛰어나고 모든 것을 공개하는 민주적 시스템에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할 수 있는 진단 능력은 1만건이 넘는다. 누적 진단 건수는 10만건에 육박한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을 제외하고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사례를 걸러내 단 한 명의 확진자도 놓치지 않으려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결과다.
이에 비해 미국과 일본의 누적 진단 건수는 수백에서 수천건에 불과하다.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진단 능력도 훨씬 떨어진다. 특히 도쿄올림픽이 지장을 받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확진자 증가를 우려해 코로나19 검사에 매우 소극적이다. 정보 공개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니 일본 내에서 “한국은 저렇게 하는데…”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외신들엔 코로나19 검사와 치료까지 국가가 무료로 해주는 것도 놀라운 모양이다. 미국에선 코로나19 검사비로 400만원이 청구됐고, 일본에선 부담 주체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 영국 BBC는 “한국의 대처와 방역이 코로나19의 퇴치와 연구를 이끌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의료 한류’가 빈말이 아니었다.
이흥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