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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가 배양접시”… 외신들 “한국 질병 확산 효과적 통제”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미국행 항공기 승객에 대해 발열 검사가 시작된 3일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하는 사람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인천공항=최현규 기자


외신들이 바라보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바이러스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전면 봉쇄한 중국, 크루즈선을 통째로 해상 격리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시민의 자유로운 이동과 정보 공개의 투명성을 보장하면서도 질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있다는 평이다. 대규모 검사 역량과 신속한 확진자 동선 공개, ‘드라이브 스루’ 현장진료소 등 한국 특유의 방역체계도 주목받고 있다.

AFP통신은 지난 1일(현지시간)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다룬 기사에서 “한국은 선진적 보건체계와 자유언론이 있는 국가”라며 “이는 한국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 수치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확산한 건 신천지가 ‘배양 접시’ 노릇을 했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선진적이고 투명하며 충분한 재원을 갖춘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개방적이고 투명한 방역체계는 사태 초기부터 주목받았다.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한국 조지메이슨대 방문교수는 지난달 21일 트위터에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을 보도하는 기자들은 한국이 훌륭한 검사 역량을 보유한 동시에 언론자유가 있는 민주주의체제임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갖춘 국가는 매우 드물다”고 적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보수 성향 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서구 언론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다거나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다는 등 선정적인 보도를 하고 있는데 이는 공정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외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혁신적 방역체계도 조명을 받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영감을 얻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CNN과 BBC 등 여러 외신에서 보도했다. WSJ는 한국 정부가 신기술을 활용해 확진자 동선을 신속히 파악하는 데 주목했다. WSJ는 “한국 보건 당국은 신용카드 사용기록, CCTV, 휴대전화 위치추적, 공공교통카드, 출입국 기록 등을 토대로 확진자와 접촉자의 동선을 추적해 인터넷에 공개한다”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야심찬 동선 추적체계”라고 평가했다.

비판적인 시각도 없진 않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언급한 것은 패착이었다는 지적이다. 한국 내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문재인정부가 출범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의 경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2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문재인정부는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정책 비판과 경기 침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방위비 압박에 시달려왔다”며 “게다가 코로나19 사태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올해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됐다”고 썼다. 페섹은 중국인 입국 금지를 둘러싼 논쟁과 문 대통령 탄핵 청원 등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올해 레임덕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서 일부 실책을 저질렀다는 평가는 이미 나온 바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을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대가가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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