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근무하는 신현우(34·가명)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집에서 공부와 운동을 시작했다. 온라인 강의와 유튜브 강좌를 찾아보면서 영어 공부를 하고, 헬스장에 가지 못 하는 대신 홈트레이닝에 힘을 주고 있다. 신씨는 “아내가 임신 중이라 외출이 부담스러운데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고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며 “평상시 패턴을 회복하려고 지난주부터 공부와 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 곳곳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재택근무 체제와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의 개학 연기로 많은 이들이 집 안에 머물게 되면서다. 집콕 생활이 길어지고 생활 반경이 집안과 그 주변으로 협소해지면서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일상의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활력을 주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15일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지난 1~12일 집 안에서 공간을 많이 차지 않으면서도 활용하기 좋은 워킹머신(95%), 스텝퍼(74%), 헬스싸이클(66%), 짐볼(63%), 요가매트(57%), 훌라후프(28%) 등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보통 운동기구는 연초 판매가 크게 느는데 올해는 3월에도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 12일부터 ‘숀리 엑스바이크 x10’, ‘아디다스 스쿼트 밴드’, ‘EVA 스포츠 매트’ 등을 할인 판매하는 홈트레이닝 용품 행사를 진행 중이다.
온라인몰에서는 헬스 초보를 위한 기초 체력 향상 기구도 인기를 끌고 있다. 팔굽혀펴기를 쉽게 할 수 있는 ‘데카트론 트레이닝 푸쉬업 바’, 복근 운동을 돕는 ‘크로스 트레이닝 복근용 AB휠’ 등도 홈트 초보자들이라면 관심 가질 만한 아이템이다.
신씨 사례처럼 개인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공부를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지만 아예 기업에서 이러닝을 장려하는 경우도 증가했다.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에 따르면 은행, 식품기업, 보험회사, 대학병원 등이 올해 상반기 승진자 교육을 이러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신입사원 입문 교육도 오프라인 강좌에서 이러닝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이러닝으로 전환은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차츰 이뤄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오프라인 교육이 대거 취소되면서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닝을 도입해 효율적인 직원 교육을 경험한 기업들은 온라인 라이브 강의로 이러닝 영역을 넓히고 있다. 라이브 강의는 전용 플랫폼을 통해 강사와 학습자가 실시간으로 화상 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휴넷은 오는 18일 진행 예정인 ‘2020 HRD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포럼’을 온라인 라이브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업의 인사·교육 담당자와 최고경영자(CEO) 등 400여명이 참석하는 이 포럼은 안전을 감안해 생방송 강연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장소의 제약 없이 포럼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지난달 마지막 주는 오프라인 교육을 이러닝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개발을 요청해 온 기업만 40여곳에 이른다”며 “반드시 오프라인 공간에 모여야 할 필요가 있는 교육이 아니라면 이러닝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