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 신목고등학교의 담장은 도로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철제 방음벽을 설치했습니다.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을 만난 담쟁이 줄기 하나가 앞장서 오르더니 몇 해 만에 방음벽 사이사이를 푸르게 덮었습니다.
가을이 떠난 자리에는 앙상한 줄기와 마른 잎들만이 추위를 견디며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반투명창 안쪽의 겨울나무와 함께 담쟁이 줄기를 비추는 저녁 태양이 긴 햇살을 붓삼아 마음껏 빛그림(光畵)을 그리고 있습니다.
곽경근 쿠키뉴스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