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눔의 확산



최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감동적인 기사를 몇 편 읽었다. 어느 장애인이 파출소에 마스크를 기부한 사연이었는데 그분이 쓴 편지에는 ‘부자들만 하는 게 기부라고 생각했는데 자신도 도움이 되고 싶어 용기를 낸다. 너무 작아서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느 자치구에서는 마스크를 만들어 나누어주기 위해 자원봉사자를 모았는데 300명이 자원했다고 한다. 구청 대강당에 모여 함께 마스크를 만드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매일 신문을 스크랩하셨다. 빼놓지 않고 모으던 기사는 미담에 관한 내용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생동안 힘들게 모은 돈을 기부하는 분들에 대한 기사는 항상 오려두셨다. 언젠가 왜 이렇게 미담 기사를 모으는지 여쭤본 적이 있다. 선함을 실천한 사람들 이야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아버지는 입원한 직원의 부족한 병원비를 보태기도 했고, 물건을 팔러 오는 분들로부터 필요 없는 양까지 사주시곤 했다. 지역도서관에 책을 기부하거나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내는 일도 매년 잊지 않았다.

뒤늦게 내가 나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건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부터였다.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더 좋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정기 기부를 몇 군데 시작하긴 했지만 오랫동안 계속하지는 못했다. 그러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재능기부였다. 얼마 전 함께 소모임을 하는 분들과 재난 구호 활동을 하는 단체에 소액이지만 기부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몰랐는데 많은 분들이 이미 동참하고 있었다.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많은 분들이 성숙한 시민 의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최근 이어지는 따뜻한 나눔 소식을 보며 마음을 모으는 일은 우리 사회에 빠르게 퍼지는 선한 영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러스가 퍼지는 건 막아야 하지만 나눔의 마음이 확산하는 건 환영할 일이다.

문화라 작가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