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하면서 감탄하는 것 중 하나는 세상에 이토록 다양한 일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종종 대리만족을 경험한다. 앉은 자리에서 해외여행을 하기도 하고 각 지역의 음식을 눈으로 맛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콘서트 사진을, 누군가는 전시회 사진을 찍어 올린다. 한 사람의 SNS에 올라오는 글은 한 가지 색이 아니다. 활기로 가득 찬 삶을 보여주던 사람이 어느 날 우울의 정점을 찍기도 하고 늘 담담한 어조를 유지하던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여기저기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들이 경쟁하듯이 올라올 때도 있다. 누군가는 헬스장에서 역기를 들어 올리고 누군가는 몸이 아파 병원에 누워 있다. 누군가의 SNS에 이제 막 태어난 아기 사진이 올라올 때 다른 누군가의 SNS에는 부고가 올라온다. 입학과 졸업, 합격과 불합격, 결혼과 이혼, 반려동물의 입양과 죽음, 창업과 폐업…. 하지만 어느 순간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 제각기 저마다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되풀이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학을 했으니 졸업을 하고 반려동물을 입양했으므로 죽음도 맞이하게 된다. 만났으므로 헤어진다. 희망을 가졌으므로 절망도 맛보게 된다.
반복과 순환. SNS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우리의 삶이 반복과 순환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일상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절망적일 때는 상투적인 말이지만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한다. 곧 지나갈 거라고. 그러니까 넋 놓고 있지 말고 또 하루의 일상을 보내라고. 네 삶에 이토록 다양한 일상을 하나 더 추가하라고. 딱히 다른 위로의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래전 SNS에 올린 글처럼 지금은 흑백영화의 한 장면처럼 흐릿하지만, 급속도로 휘몰아치며 발목을 잡던 절망의 구렁텅이도 결국엔 삶이라는 흙으로 평평해지지 않았느냐고. 삶은 계속될 것이므로.
김의경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