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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 3만5000명 넘어서… 뉴욕주 “의료장비 국유화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2일(현지시간) 3만 명을 돌파하는 등 급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이 나온 뉴욕주의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뉴욕대 캠퍼스가 사람들의 통행이 거의 없어 한적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3만5000명을 넘어섰다. 미국 내에서 감염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는 연방정부에 의료용품 국유화, 군 동원 등 연일 과감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뉴욕주 상황은 악화일로지만 대응 전면에 나선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에 대해선 호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뉴욕주는 시험약 투약과 함께 병상 확보 차원에서 비필수적인 수술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뉴욕주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 7만정, 지스로맥스 1만정, 클로로퀸 75만정을 확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우리는 마스크를 사기 위해 포악한 싸움을 하고 있다”며 “마스크 바가지 판매는 심각한 문제가 됐고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필수 의료용품을 사기 위해 다른 주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NBC방송 인터뷰에서 “열흘 뒤면 대부분의 의료장비가 동날 지경”이라며 “산소호흡기를 더 구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죽어나갈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군대를 동원해 산소호흡기를 공급하는 명령에 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뉴욕주 확진자는 이날 1만5000명이 넘었다. 이는 전 세계 확진자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를 비롯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워싱턴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추가 의료지원과 주방위군 배치를 지시했다. 주방위군은 식량과 구호품 전달, 방역작업 등에 동원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육군 공병단이 뉴욕주에서 임시 의료시설 건설을 지원하고, 미 해군 병원선인 ‘머시’호는 로스앤젤레스에 배치된다. 쿠오모 주지사 등이 연방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 뒤 나온 조치들이다.

미 언론들은 쿠오모 주지사의 코로나19 대응을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브리핑과 비교하며 후한 점수를 줬다. CNN은 “쿠오모 주지사가 간단하면서도 꼭 필요한 것들을 제공한다”며 “비록 안 좋은 뉴스일지라도 누군가 책임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했다. A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은 과장된 태도가 두드러진 반면 쿠오모 주지사는 팩트에 기반하면서 단호한 모습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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