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49·사진) 작가가 아동문학계 최고상인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심사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는 백 작가의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그의 작품은 독창적인 기법과 예술적인 해법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스웨덴 정부가 ‘삐삐 롱스타킹’으로 유명한 자국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을 기리기 위해 2002년 만든 상이다. 상금은 500만 크로나(약 6억원)이며, 올해 심사엔 67개국 240명이 후보에 올랐다.
이화여대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백 작가는 2004년 ‘구름빵’을 출간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구름빵’은 고양이 남매가 하늘로 떠올라 아침을 거르고 출근한 아빠에게 구름빵을 선물하는 내용으로 뮤지컬 등 여러 콘텐츠로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백 작가는 이 작품의 저작권을 출판사에 모두 양도하는 ‘매절계약’을 맺은 탓에 부가 이익을 거의 얻지 못했다. 이후 출판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그가 패소했다. 백 작가는 “정말 받고 싶은 상이었는데 내가 받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든 일이 순리대로 이루어지는 꿈같은 세상에서 아이로 살고 싶어 시작한 그림책 작가 인생이 이리도 드라마틱하게 흘러갈 줄은 몰랐다”며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순간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매년 6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