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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직장인 40% “집에서 놀아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지난 3월 25일 엄마 곁에 있는 한 소녀가 ‘어려운 형편의 우리 가족을 도와주세요’라는 글씨가 적힌 박스 종이를 들고 서 있다. AP통신은 이 소녀의 엄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AP뉴시스


코로나19 확산과 이동제한 등이 시행되면서 미국 직장인 40%가 일을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실업대란’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내 백화점·의류 체인에서 이번 주에만 최소 22만명이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공동으로 지난 3월 미국 성인 대상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40%가 코로나19 때문에 출근하지 못하거나 직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3월 13∼16일(1092명 대상), 20∼23일(998명), 27∼30일(1355명) 세 차례 1주일 간격으로 실시됐다. 20∼23일 실시된 두 번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2%는 “일시적인 무급휴직을 당했거나 다른 이유들로 직장에 나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18%는 “고용주가 사업장을 완전히 폐쇄했다”고 밝혔다. 앞선 첫 조사(13∼16일)에선 ‘무급휴직’과 ‘사업장 폐쇄’ 응답 비율이 각각 10%였다. 1주일 만에 급속도로 일자리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3월 셋째 주(15∼21일)에 사상 최대인 328만3000건에 달해 충격을 줬지만 2일 공개되는 3월 넷째 주(22∼28일) 상황은 더 나쁠 것 같다고 이날 보도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는 3월 넷째 주 실업수당 청구건수 전망치로 550만건, 모건스탠리는 450만건을 각각 제시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소매업체는 지난주 창고직, 사무직 등을 대상으로 대규모 무급휴직 조치에 돌입했다. 이 업계는 70만명을 고용하고 있다. 콜스, 메이시스(이상 백화점 체인), 갭(의류 체인)에서만 22만7000명 넘는 인원이 이번 주 무급휴가 조치됐다.

유럽에서도 실업대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3월 12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민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명령한 이후 약 90만명의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지난 2009년 1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스페인을 강타해 35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수치다. 영국 통계청이 지난달 9~22일 3642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4분의 1이 넘는 27%가 직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답했다. 독일 노동청에 따르면 지난달 직원들에게 단축근무를 지시한 기업은 47만개에 달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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