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해외서 인기 치솟는 라면·인삼·김치



한국산 농식품이 예상치 못했던 ‘깜짝 수출 실적’을 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속에서도 1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배경에는 코로나19가 빚어낸 풍속도가 있다. 미국·유럽의 ‘사재기 열풍’은 라면 등 가공식품 수출에 날개를 달았다. 면역력 강화를 바라는 인식은 한국산 인삼 등의 수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16억4700만 달러)보다 5.8% 증가한 17억43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 1월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10.8% 급락했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대중국 농식품 수출액이 급감한 탓이다. 하지만 2월부터는 두 달 연속 10%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접어든 이후부터 오히려 실적이 호전되기 시작한 것이다.

두 가지 현상이 수출 반등에 기반이 됐다. 우선 미국과 유럽의 사재기 열풍 영향이 컸다. 두 곳으로의 1분기 수출액은 각각 전년 대비 33.1%, 15.3%나 급증했다. 오래 보유할 수 있는 가공식품 중심으로 수출액이 늘었다. 라면(27.5%)이나 과자류인 쌀가공식품(18.4%)이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면역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농식품의 수출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김치와 인삼류의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9.0%, 5.9% 증가했다. 인삼의 경우 중국 수요 회복이 주효했다. 김치는 미국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며 수출액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재료를 수입해 오는 가공식품의 경우 향후 품귀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남는다. 밀이나 옥수수의 국산 자급률은 5%에도 못 미친다. 주재료 수급 부족에 부딪히면 국내 공급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 업체들이 재료 재고를 수개월분 비축해둬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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