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던 시간은 어색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74일 만에 1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는 일상에 너무 깊숙이 파고 들었고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능동적 방어에 힘쓰고 있습니다. 정부가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벌이면서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바뀌고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은 현실화됐고, 타인과 최소 2m 이상 거리 두기가 쉽지 않은 종교계와 공연계는 예배와 공연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발길이 뜸해진 공터를 자동차 극장으로 탈바꿈해 ‘집콕’에 지친 시민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심리적 방역을 실시했습니다.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확진자 발생은 두려움을 낳았고 발걸음을 뗄 때마다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는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게 만들었습니다.
집 앞 마트에 가는 것도 망설여지는 요즘, 배달음식 수요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손님이 배달 어플리케이션으로 메뉴를 골라 선결제를 하면 배달원은 문 밖에 음식을 놔두고 문을 두드린 뒤 곧장 돌아가거나 문자로 배달 완료를 알리는 비대면 배달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평소 외식을 자주 한다는 홍성우 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집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 종종 배달시켜 먹는데 배달원과의 접촉도 걱정돼 비대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19일까지 2주 더 늘리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나는 괜찮다’는 안일한 생각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의 적극적인 자발적 동참이 필요한 때입니다.
사진·글=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