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자존심 ‘디오픈’ 75년 만에 접었다

아일랜드의 셰인 라우리(왼쪽)가 지난해 7월 22일(한국시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 골프클럽에서 폐막한 디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 ‘클라레 저그’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이저 골프대회인 브리티시 오픈(디오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취소됐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7개월을 순연한 11월 개막을 결정했다.

미국골프협회(USGA), 미국프로골프협회(PGA),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유러피언투어, 디오픈을 주최하는 영국 로열앤에이션트 골프클럽(R&A), 마스터스를 열어온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은 7일(한국시간)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된 올해 투어 일정을 발표했다.

오는 10~13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스터스는 11월 13~16일 같은 장소로 연기됐다. 마스터스를 4월 이외에 개최한 것은 원년인 1934년(3월 개최) 이후 86년 만의 일이다. 원래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빠르게 개막하지만 올해는 늦가을로 조정됐다.

통상 7월에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오픈은 취소됐다. 디오픈은 1860년 전영골프선수권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한 골프 종주국 영국의 자부심을 담은 표현으로 영국 외에선 브리티시오픈으로 불리기도 한다. 메이저 PGA 대회 중 유일하게 미국 외 국가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우승자에게 수여할 트로피를 준비하지 못해 개막하지 못한 1871년, 제1차 세계대전에 따른 1915~1919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1940~1945년에 취소됐지만 그동안 감염병이나 자연재해로 인한 취소는 없었다. 디오픈은 1945년 이후 75년 만에 취소됐다.

5월 예정된 PGA 챔피언십은 8월 7~10일, 6월로 계획했던 US오픈은 9월 18~21일로 각각 변경됐다. 이에 따라 올 시즌 남자골프 메이저 대회는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3개 대회만 펼쳐지게 됐다. 미국과 유럽 간 대륙대항전인 라이더컵은 예정대로 9월 25일부터 사흘간 펼쳐진다.

PGA 투어는 다음달 21일 찰스 슈와브 챌린지로 시즌을 재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어서 투어의 5월 재개는 기약하기 어렵다. LPGA 투어는 6월 19일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유러피언투어는 같은 달 25일 BMW 인터내셔널오픈에서 시즌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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