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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도 패닉… 푸틴마저 엑소더스

모스크바시 당국의 전 주민 자가격리 조치로 텅 빈 붉은광장.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덮쳤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대를 넘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를 떠나 교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아나스타샤 라코바 모스크바 부시장이 모스크바 내 병동 격리자가 1주일 만에 배로 급증해 이날 기준 6500명을 넘어섰다며 시내 병원과 구급차가 수용 능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도 “코로나19가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상황은 날이 갈수록 굉장히 심각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보건 시스템은 한계를 맞이했다. NYT에 따르면, 최소한 두 곳의 의료체계가 이미 마비됐다. 모스크바 북동쪽 식팁카르에선 중앙병원 한 군데에서 2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모스크바 동쪽 우파에서는 한 병원에서 17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뒤 1000명 이상의 의료진과 환자들이 격리 명령을 받았다.

NYT는 러시아가 미국과 이탈리아의 경로를 그대로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덮여있던 감염 실태가 드러나며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의료용품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미하일 무라슈코 보건부 장관은 이날 “보호용구, 산소호흡기 등 의료용품 수급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NYT는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 여론에 휩싸인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장과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에게 사태 수습 책임을 떠넘긴 채 모스크바를 떠나 교외 저택에 머무는 중이라고 전했다. 국가 위기상황을 맞을 때마다 진두지휘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러시아 정부가 그동안 경제 침체를 우려해 격리자 통제 등 방역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조작하며 사태를 축소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의사를 러시아 경찰이 체포하기도 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12일 하루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86명 나와 전체 누적 확진자는 1만5770명으로 늘었다. 모스크바에서만 1306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가 1만158명으로 증가했다.

발병자가 집중된 모스크바시는 주민 이동 제한을 강화하기 위해 15일부터 차량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통행증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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