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스윙 보트’라는 영화를 보게 됐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작은 도시에 사는 버드 존슨은 딸 몰리와 살고 있다. 학교 숙제로 부모님의 선거 참여 확인증이 필요했던 몰리는 대통령 선거에 아빠가 참여할 수 있게 신청해 놓았다. 그러나 아빠는 술에 취해 투표소에 나타나지 않고 화가 난 몰리는 대리투표를 한다. 그때 투표기의 전원이 꺼지며 무효표 처리가 된다. 두 후보의 표는 동수가 되고, 버드에게 10일 안에 재투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 한 표가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될지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버드는 두 후보자에게 토론을 제안하고, 자신에게 보내온 사람들의 편지 사연을 대신 질문한 후 마음을 결정한다. 개인이 가진 한 표의 중요성과 내가 뽑을 사람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갈지 관심을 가져야 함을 깨닫게 해주는 영화였다.
지난 토요일에 사전투표를 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투표소로 갔다.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1m씩 떨어져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라고 한다. SNS에 올라오는 인증 사진도 하나의 유행이 되면서 투표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책 ‘넛지’에 보면 투표율을 높이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넛지란 슬쩍 팔꿈치로 찌르는 것처럼, 선택의 자유는 그대로 두면서 인지적 환기를 불러일으키는 방법이다.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는 “내일 투표할 거야?”라고 묻는 것으로도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주변 몇 명에게 투표 여부를 물어보았다. 이미 한 사람도 있었고 본투표일에 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중에 지금까지 한 번도 투표에 참여해본 적 없다는 분도 계셨다. 그동안 왜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관심이 없어서였다고 한다. 이번에는 꼭 투표를 하시라고 권해드렸다. 많은 분들이 투표에 참여해서 소중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문화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