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기약 없이 기다리는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사진)의 ‘귀국 희망’ 의사가 전해졌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담당하는 마크 색슨 기자는 존 모젤리악 단장과 대화에서 전해 들은 김광현의 근황을 22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알렸다. 색슨 기자는 “김광현이 아직 세인트루이스에 있다고 한다. 그는 아내와 두 자녀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여행 제한 조치 해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지난해 12월, 2년간 800만 달러(약 98억8000만원) 조건으로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했다. 지난 1월 30일 미국으로 떠났고, 세인트루이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김광현의 보직은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확정되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는 시간문제로 여겨졌다.
그 사이에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돌출했다. 김광현이 출국할 때만 해도 다소 잠잠했던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지난달부터 가속됐다. 이로 인해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메이저리그 개막은 연기됐다. 개막 시기는 5월 중순 이후로 잠정돼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 7월 개막론도 거론되고 있다. 이 틈에 김광현은 3개월 가까이 실전 등판 없이 미국에서 체류하고 있다.
김광현의 미국 생활은 메이저리그에 먼저 정착한 다른 한국 선수들과 다르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텍사스주 사우스레이크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플로리다주 더니든에 거처를 마련해 아내 배지현 전 아나운서와 각각 생활하고 있다. 김광현은 통역가를 제외하면 말동무도 없이 외로운 기다림만 반복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 1일 개인 훈련을 계속하던 스프링캠프지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세인트루이스로 거처를 옮겼다.
색슨 기자의 트윗을 통해 전해진 모젤리악 단장의 발언에서 김광현의 귀국 논의가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귀국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광현은 한국으로 돌아온 시점부터 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미국 정부의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원하는 시기에 세인트루이스에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김광현이 한국으로 돌아온 뒤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는 상태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30개 구단을 애리조나주로 모아 정규리그를 시작하는 ‘애리조나 플랜’을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