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시민운동을 줄기차게 펼치는 목회자가 있다. 중견 목회자 모임인 선민네트워크 대표 김규호(54·선한일하는교회) 목사다. 총신대 겸임교수이기도 한 김 목사는 지난 20년간 소외계층을 돕는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
“한국교회가 크게 성장했지만 세상과 함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지 않았던 경우가 적지 않았고요. ‘예수사랑’ ‘이웃사랑’이 실종된 셈이지요.”
그가 시민운동을 하게 된 것은 2001년 교회 인근 독거노인에게 쌀과 반찬을 공급한 것이 단초가 됐다. 서영애 사모가 교회를 대표해 구청장 표창을 받게 됐고, 복지목회를 하기 위해 경희대 NGO대학원에 입학했다. 국내 목회자로는 처음으로 NGO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시민운동가의 삶을 시작했다.
그의 활동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째 북한인권 운동이다. 탈북자 강제북송중지 호소집회를 매주 수요일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12년째 진행하고 있다. 탈북민으로 ‘고향의봄 합창단’을 조직, 순회공연을 하며 탈북난민 북송중지와 북한인권 개선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합창단은 KBS ‘불후의 명곡’ 프로그램에 출연, 가수 KCM과 협연해 연말 왕중왕전에서 1등을 차지했다. 올해 500차 집회 때 중국 대사관 앞에 탈북소녀상을 세우는 것이 목표다. 북한 억류자 석방과 김동식 목사 등 납북자 생사확인 및 유해송환, 6·25 남북피해자보상법 제정 촉구집회도 연다. 매년 6월 마지막 주에 북한인권자유통일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둘째 중독예방운동이다. 2010년 도박과 알코올, 마약 게임 성중독 등 각종 중독예방을 위해 ‘중독예방시민연대’를 설립했다. 이 단체의 슬로건은 ‘노(NO) 중독! 중독 없는 행복한 세상 만들어가요!’이다. 300여개의 시민단체가 결성한 ‘도박 규제네트워크’ 운영위원과 사무총장을 지냈다. 이 단체에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운동을 펼쳐 강원랜드, 마사회 등 사행산업체 순수익의 0.5%를 도박중독예방기금으로 하는 분담금제를 실시했다. 이에 따라 매년 최대 350억원의 기금이 조성되고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설립됐다. 산하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도 전국적으로 설치되고 도박중독예방치유를 위한 국가체계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온라인게임 성인결제 한도폐지를 반대한다.
2013년 매년 5월 29일을 ‘중독 추방의 날’로 선언했다. 5월 29일로 정한 이유는 ‘오(5)늘 이(2) 중독의 고통에서 우리 가족을 구(9)해내자’는 구호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기독교NGO대학원’ 설립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 빛과 소금으로 약자를 위해 헌신하는 기독교 시민운동가를 길러내는 것이다.
“제가 참여한 기독교 시민운동들이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기도와 관심 부탁 드려요. 한국교회가 소외이웃을 더욱 정성스레 섬기고 더 크게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김 목사의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