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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 中서 사람 감염 신종 돼지독감 바이러스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하르하임에 있는는 돼지 농장 모습. 기사와는 무관함. AP연합뉴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돼지독감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바이러스는 사람을 감염시키고,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하도록 변이되고 있어 대규모 발병 가능성도 우려된다.

중국 국립농업대와 질병통제예방센터(CCDCP) 소속 연구진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인체 감염 촉진’에 관한 논문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연구진은 2011~2018년 중국 10개 지역의 도축장과 동물병원에서 3만개의 돼지 비강 세포를 채취해 179개의 독감 바이러스를 뽑아냈다. 이 중 대부분은 2016년부터 돼지들 사이에서 유행한 새로운 종류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G4 EA H1N1’로 명명한 이 바이러스는 신종인플루엔자(H1N1) 계통으로 돼지에 의해 옮겨지지만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 사람 간 감염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전염병으로 이어질 만한 모든 특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중국의 도축장과 양돈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G4 바이러스에 대해 높은 혈청학적 유병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조사에 참여한 축산업 종사자 338명 중 35명(10.4%)이 G4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G4 바이러스가 당장 인류에 위협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인간을 감염시킬 수 있는 고도의 적응력을 갖췄기 때문에 면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임스 우드 케임브리지대 수의학과장은 “야생동물보다 인간과 더 많은 접촉을 하는 가축들이 팬데믹 바이러스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유익한 정보”라고 평가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 출현은 감염병 전문가들이 가장 경계하는 상황이다. 킨초우 챙 영국 노팅엄대 교수는 BBC에 “지금 우리는 코로나19에 정신이 팔려 있고 그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잠재적 위협이 되는 다른 바이러스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의 팬데믹 독감은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독감이다. 이는 초기에 우려했던 것만큼 치명적이지 않았다. 노년층 대부분이 돼지독감에 면역력을 갖고 있었는데 이는 그전에 유행했던 독감 바이러스와 유사했기 때문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그러나 G4 바이러스에는 기존에 형성된 면역력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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