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오피니언  >  칼럼  >  한마당

[한마당]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는 미국의 제약업체 길리어드사이언스가 2009년 개발한 항바이러스 치료제다. 원래 의약물질 이름은 GS-5734, 상품명은 베클러리(Veklury)다. 렘데시비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의약물질 명칭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공식적으로 부여한 국제일반명(INN)이다.

신종 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했던 길리어드사는 애초 C형 간염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를 개발했으나, 2015년 서아프리카 에볼라가 창궐하자 실험용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예비 임상시험 결과는 훌륭했지만 2018년 콩고 키부 에볼라 유행 당시 추가 임상시험에선 효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개발이 중단됐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렘데시비르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해 올 2월 중국에서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올 초 미 국립보건연구원 주도 임상시험에서 치료 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단축됐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코로나19 치료제의 선두주자가 됐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5월 1일 중증환자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했고, 인도 싱가포르 일본 영국 등도 뒤를 이었다. 렘데시비르는 바이러스의 RNA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따라서 RNA 게놈을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계통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렘데시비르가 1일부터 국내에도 공급되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3일 특례수입을 결정하고 길리어드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치료제 도입은 희소식이다. 하지만 제비 한 마리로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렘데시비르는 아직 FDA 정식 승인을 받은 것은 아니다. 국내 도입 물량도 제한적이어서 중증환자에게 우선 투입된다. 약값도 비싸다. 길리어드사는 선진국 기준으로 10㎖ 정맥 주사제 1병당 390달러를 제시했다. 5일간 치료에 6병이 필요하므로 2340달러(약 282만원)가 든다. 설령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방역수칙을 소홀히 해선 안 되겠다. 아예 병에 걸리지 않는 게 상책이다.

김의구 논설위원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