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든 일본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피해가 커지고 있다.
5일 일본 NHK방송은 전날 새벽부터 구마모토현에 쏟아진 폭우로 구마강 인근 11곳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잇따르면서 20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으며 14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심폐정지는 의사의 공식 사망 선고가 내려지기 전 일본 당국이 사용하는 용어다. 아직 피해가 파악되지 않은 지역도 있어 희생자 수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마무라 지역의 ‘센쥬엔’ 노인요양시설이 건물 2층까지 물에 잠기며 피해가 집중됐다. 고령자 50여명과 직원들이 있었던 이 시설에서만 14명이 심폐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에 나선 자위대원은 “요양시설에 아직 30명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산사태도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아시키타마치에서는 산사태로 집이 무너져 80대 여성 등 3명이 숨졌고, 쓰나기마치에서도 80대 남성이 토사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구마모토현에서 15건, 인접한 가고시마현에서 1건 등 최소 16건의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피해 지역에 자위대 1만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구마모토현 아마쿠사시에서는 시간당 최대 강수량이 98㎜, 미나마타시에서는 일일 총 강수량이 500㎜에 달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부터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다시 쏟아질 예정이라며 장마전선이 오는 8일까지 일본에 머무는 만큼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과 가고시마현에 거주하는 주민 20만3000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