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3일 실시될 미국 대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사진) 전 부통령의 우세가 일관되게 나타난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할 수 있는 만 가지 길이 있다”면서 안심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4일(현지시간)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목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여론조사 우위를 대선 표차로 굳히는 것이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바이든 캠프는 지지층의 투표율 올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경제전문 CNBC방송과 체인지리서치가 지난달 26∼28일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다. 이 조사는 전국 여론조사와 격전지 여론조사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미국 유권자 16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49%의 지지율을 얻으며 41%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8% 포인트 차로 앞섰다.

격전지 6개주(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주) 유권자 37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6전 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4개월은 대선 판도를 뒤엎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민주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참패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승리를 장담하기엔 아직도 장애물이 많다고 보고 있다. 먼저 TV토론이나 선거유세, 기자회견 등에서 초대형 헛발질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인신공격도 넘어야 할 벽이다. 갑자기 튀어나온 27년 전 성폭력 의혹처럼 의외의 암초가 부상할 위험도 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기로 몰 외부 변수로 11월 대선 이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가능성을 꼽았다. 폴리티코는 또 코로나19로 휘청거렸던 미국 경제가 다시 호전되는 상황도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과 2016년 대선 전체 투표율에 인종별 투표율을 대입하면 의미심장한 결과가 발견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던 2012년 대선 전체 투표율(54.87%)은 하락했으나 흑인 투표율(66.6%)은 정점을 찍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겼던 2016년 대선 투표율은 2012년 대선보다 0.8% 포인트 올랐으나 흑인 투표율은 59.6%로 7% 포인트나 빠졌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앞서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6년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단순히 흑인 문제만이 아니다.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찍었던 유권자 중 440만명이 2016년 대선 투표장을 찾지 않았다. 이 중 흑인은 160만명으로 추산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사라진 440만명’을 투표장으로 다시 이끌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흑인 사망 항의 시위에 대한 지지를 천명한 것도 흑인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고 미 공영방송 PBS는 분석했다. 진보 성향의 백인과 젊은층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투표장으로 이끌어야 할 타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