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로 복음의 씨앗을 뿌려 온 월드헤브론이 사역 3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은 물론 복음을 공개적으로 전파하기 어려운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서 공을 차며 기독교 문화를 전해 온 목회자들이 축구선교의 길을 회고하는 책자도 출간했다.
헤브론과 한국기독교축구선교연합회(한기축연)는 6일 천안 목양교회(유병석 목사)에서 ‘헤브론 창립 3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교회 옆 풋살구장 야외에서 천막을 치고 예배를 드렸다. ‘축구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21세기 선교 공동체’를 다짐하며 전국의 목사 장로 사역자 등 50여명이 모였다.
월드헤브론 대표 류영수 목사는 “코로나19로 해외 사역이 중단되면서 지나 온 30년을 가만히 되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기록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다. 축구선교 개척의 역사를 책자로 남길 수 있어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헤브론은 1990년 무명의 축구선수였던 류 목사가 박씨들이 많이 사는 인천 계양 박촌동에서 어린이들과 공을 차며 예배를 시작한 것을 기원으로 한다. 한국과 아시아를 향한 축구선교를 다짐하며 헤브론여자실업축구단을 창립했고, 2001년엔 헤브론 사역을 지원한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한기축연이 발족했다. 헤브론과 한기축연은 현재 전국 76개 지부, 아시아 15개 지부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축구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일을 한다.
헤브론은 매년 7월 초 중국 지린성 옌볜 일대에서 동북조선족축구연의회와 함께 축구축제를 개최해 왔다. 올해는 헤브론 30주년을 맞아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순연했다. 헤브론 고문인 김진국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는 “중국으로 가던 747 비행기가 오늘은 이곳 천안 목양교회로 향한 것 같다”면서 “축구인을 대표해 이 귀하고 선한 사역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헤브론이 올해 제주도에서 열 예정이던 ‘평화의 섬 제주축구문화축제’ 역시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는 대로 다시 날짜를 잡아 개최할 계획이다. 한기축연 사역단장 현상민 목사는 “척박한 축구선교의 길이지만 다가올 30년도 주님께서 모든 일정을 주관하고 동행하실 것을 믿는다”고 기도했다. 목회자들은 이날 경기북, 경기남, 서부 및 동부 4팀으로 나눠 풋살 경기를 진행했다.
천안=글·사진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