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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싹쓰리’의 싹쓸이



‘싹쓰리(SSAK3)’는 유재석 이효리 비로 구성된 혼성 댄스그룹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만든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됐다. 이들은 이름 그대로 지난달 25일 데뷔하자마자 가요계를 싹쓸이하고 있다.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가 주요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고 다른 수록곡들도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음악방송에서도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쿨’ ‘자자’ ‘코요태’ ‘유피’ 등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혼성그룹이 거의 자취를 감춘 시대, 싹쓰리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혼성그룹을 만들어 침체된 가요계를 접수하겠다는 포부에서 출발했다. 제주에 사는 이효리와 뒤늦은 ‘1일 1깡’ 열풍으로 주목받은 비가 합류했다. 인기 예능을 등에 업은 이들은 팀 결성 과정부터 팀 이름 짓기, 데뷔곡 고르기, 앨범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 과정 등을 시청자와 함께했다. 싹쓰리라는 톡톡 튀는 그룹 이름도, 멤버들의 개성 넘치는 부캐(부 캐릭터) 이름인 유두래곤 린다G 비룡도 시청자들이 지어준 것이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뉴트로’를 기반으로 한 이들은 90년대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그 시절 힙합바지 좀 끌고 다녔던 이들의 추억을 소환하며 격한 공감을 받았다. 싹쓰리의 성공은 얼핏 당연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한때 잘 나갔으나 지금은 결혼해 활동이 뜸했던 이효리, 한때 할리우드에도 진출했으나 B급 패러디로 더 알려진 비, 댄스에 대한 열정은 넘치지만 과연 실력이 될지 미지수였던 유재석. 이들은 과거와 현재의 스포트라이트에 머물지 않고 땀을 흘렸고, 성공한 ‘현역 신인가수’의 모습으로 지켜보는 많은 이의 로망이 됐다.

코로나로 팬과 가수가 직접 만나지 못해 콘서트마저 온라인으로 하는 시대, 싹쓰리가 힘 빠진 가요계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도 없다. 중소기획사에서 신인 그룹 하나 탄생시키려면 1년 이상이 걸리고, 성공 여부도 매우 불확실하니 말이다. 싹쓰리의 성공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이유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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