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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시그널 깔자”… 美 극우 SNS 대이동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7일(현지시간)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주요 SNS 업체들이 미국 의사당 폭동 사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극우 성향 인사들의 계정을 폐쇄하자 이를 피해 암호화된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폭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지난 한 주 동안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과 ‘시그널’이 수백만건의 신규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램은 지난 한 주간 사용자가 2500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그널은 11일 하루에만 사용자가 130만명 늘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애용해 ‘극우 SNS’로 불리는 ‘팔러’가 애플과 아마존 등에서 퇴출되자 백인우월단체 프라우드 보이스의 창립자 개빈 매킨스는 지난 10일 텔레그램 사용을 선언했다. 프라우드 보이스의 텔레그램 계정 팔로어는 4시간 동안 4000명 넘게 증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CNBC방송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정보 업체인 센서 타워의 집계 결과 지난 6∼10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시그널 설치 건수는 750만여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한 주 전보다 43배나 폭증한 수치다. 시그널의 새 사용자들은 대부분 미국 밖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의 메신저앱 왓츠앱이 개인정보 보호정책과 이용약관의 변경을 발표한 것도 암호화 메신저 사용자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왓츠앱은 다음 달 8일부터 사용자가 개인정보를 페이스북과 공유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다.

텔레그램과 시그널은 ‘종단 간 암호화’ 기법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종단 간 암호화는 메시지를 입력부터 수신까지 모든 단계에서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대화 참여자 외에는 누구도 대화 내용을 들여다볼 수 없도록 설계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시그널을 사용하라”고 팔로어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NYT는 “왓츠앱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극우 인사 계정 정지 등으로 페이스북 같은 기존 빅테크의 영향력이 약화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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