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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증시 가는 쿠팡… 단숨에 55조 ‘공룡기업’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공식화했다. 2018년 이후 추가 투자를 받지 못했던 쿠팡은 상장을 통한 실탄 확보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당초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NYSE에 상장키로 했다. 국내 기업이 NYSE에 직상장하는 건 쿠팡이 처음이다. 종목코드는 ‘CPNG’로 정해졌지만 주식 수량과 공모가격 범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르면 3월 중 상장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2일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쿠팡의 시장가치가 500억 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며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추산했던 시장가치(300억 달러)보다 1.5배 이상 높게 평가했다.

쿠팡이 SEC에 제출한 상장신고서를 보면 지난해 쿠팡은 연매출 119억6733만 달러(약 13조2500억원)를 기록해 2019년 62억7326만 달러(약 6조9445억원)보다 2배 가량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5억2773만 달러(약 5842억원)로 2018년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줄었다. 직매입과 빠른 배송을 무기로 하는 ‘로켓배송’으로 지난해 크게 늘어난 온라인 수요를 잡은 게 주효했다.

최근까지 쿠팡은 4조원 넘는 누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쿠팡이츠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물류 투자를 지속해 왔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추가 투자 없이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재무 구조까지 개선해왔다는 점에서 상장이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적자 등 재무 요소가 발목을 잡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2015년과 2018년 소프트뱅크로부터 총 30억 달러(3조3000억원)의 자금을 조달받은 뒤 추가 투자가 없었던 만큼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1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발판 삼아 앞서 추진해 왔던 사업들을 더욱 확장하고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내 업계는 이번 상장이 ‘돈 먹는 하마’로 불렸던 이커머스에 대한 평가를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는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던 적자 문제가 상장과 동시에 해소될 수 있는 만큼 쿠팡에 대적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쿠팡의 상장 최대 수혜자로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주목받고 있다. WSJ이 추산한 쿠팡의 시장가치로 보면 쿠팡 지분 38%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190억 달러(약 21조원)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30억 달러를 투자해 6배 이상의 수익을 낸 셈이다.

정진영 강창욱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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