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2] “남을 위한 삶 결단하면 내 창고는 알아서 채워주신다”

강내우 대표와 아내 이지민씨가 자녀 산(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슬(세 번째) 햇살(맨 왼쪽)과 함께 지난 19일 경기도 가평 집에서 사진을 찍으며 밝게 웃고 있다. 가평=신석현 인턴기자


“좋은 말만 하고, 꿈을 크게 꾸며, 바르고 건강한 생각을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절대적인 믿음을 가집니다. 우리 집은 믿음의 입양 명문 가정이 됩니다.”

지난 19일 경기도 가평 강내우(44) 버금아트미션 대표의 집에 들어서자 거실 한쪽에 적힌 문구부터 눈에 들어 왔다. 자연 속에 자리 잡은 전원주택에서 그는 아내 이지민(44)씨와 함께 아들 하늘(17)과 산(12), 딸 햇살(9)과 이슬(8)까지 4남매를 모두 공개 입양해 살고 있다.

그에게 입양 사실을 공개하기로 한 이유부터 물었다. 그는 “감출수록 아이들은 자신의 출생이 떳떳하지 않다고 여기지만, 공개한다면 오히려 더 특별하게 생각한다”면서 “입양 결정을 앞두고 하나님께선 다음세대를 향한 마음을 주셨고, 한 아이에게라도 필요한 부모가 돼 그 아이의 세상을 바꿔주고픈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자녀 가정을 꿈꿨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던 강 대표 부부에게 아이를 입양해 건강하게 키우고 있는 한 지인 목사의 가정이 마음에 남았다. 2015년 햇살이를 시작으로 이듬해 이슬이와 하늘이가 가족이 됐다. 2019년 산이까지 품으며 지금의 가정을 이뤘다.

이전까지 강 대표의 삶은 남이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선원이셨던 아버지는 그가 열 살 때 스페인으로 가셨다. 그와 그의 형을 홀로 키우시던 어머니마저 두 형제가 성인이 되자 스페인으로 가시게 됐다. 외로웠던 탓일까. 그는 “학창시절 내면엔 왠지 모를 불만들로 가득찼다”면서 “음대에 진학해서도 술, 담배, 대중음악에 심취해 살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세상의 성공만을 향해 달려갔지만 길은 열리지 않았다. 도망치듯 간 군대에서 어머니의 권유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조금씩 하나님이 그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제대 후 28세가 되던 해 겨울, 서울 온누리교회 토요예배를 찾았다. 교회 앞 100m를 남겨두고, 잔잔히 들리는 찬양 소리와 함께 교회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다. 울며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은 “나도 너를 기다렸다”란 음성을 들려주셨다. 이전 삶의 죄들이 보였고, 철저히 회개하게 됐다. 그는 “청년 때 한 번쯤은 제대로 하나님께 ‘몰빵’해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에 나가봤으면 한다”면서 “하나님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찾는 이를 절대 그냥 두지 않으시는 분이시기에 용기를 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결혼 전, 강 대표는 아내와 함께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에서 주관하는 상담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공유하며 서로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 그는 결혼을 앞둔 청년들에게도 이런 시간을 가져볼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2010년 결혼한 그는 올바른 권위로 자녀들의 신앙을 이끄는 부모가 돼 하나님의 말씀과 질서로 바로 선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 그는 “우리 가정은 모두 다 다른 피를 갖고 있지 않나”라면서 “좋은 가정을 만드는 건 DNA가 아니라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가정 속에서 자라느냐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 말씀대로 살며, 남들과 나누는 삶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모의 아동학대로 한 아이가 세상을 떠나 많은 이의 공분을 샀다. 본질은 아동학대였지만, 입양가정이란 점도 알려지며 입양가정을 향한 세상의 편견도 같이 드러났다. 그는 “그 사건을 접하며 입양 부모인 나조차도 확신을 못 하겠더라”면서 “가해 부모들을 비난하기보다 나부터 돌아봐야겠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한없는 사랑을 줄 수 있다고 자신하며 교만하기보다는 날마다 하나님 뜻을 구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고 했다.

햇살이를 처음 집으로 데리고 온 날, 기도하던 그에게 하나님은 ‘내가 너한테 맡긴 거다. 넌 그저 청지기다’란 마음을 주셨다. 그는 “우린 그저 아이들이 독립할 때까지 보호해주는 청지기, 심부름꾼이라 생각한다”면서 “하나님의 열매로 자라게 하도록 채우시고 동행하시리라 그저 믿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정을 이뤄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용기의 말은 없는지 물었다. 그는 “나만을 위해, 높은 것을 향해서만 올라가는 삶이라면 슬플 것 같다”면서 “하나님 앞에 내 존재의 가치를 찾고 싶다면, 내 인생에 어떤 열매를 남길 것인가를 깊이 묵상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기독교예술선교회 버금아트미션 대표뿐 아니라, 여의도순복음교회 미가엘찬양대와 예수사랑교회 성가대, 순복음성동교회 권사성가대, 온누리교회 서빙고성전 토요예배 성가대 지휘를 맡아 쉬지 않고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내 창고만을 채우기 위한 삶이 아닌 남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단할 때 하나님께선 알아서 채워주셨고, 그저 하나님과 더불어 살게 하셨다”면서 “내 삶의 주인이 바뀌니 헛된 것들에 관심이 없어지더라. 그걸 꼭 청년들이 맛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평=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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