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식도 비대면이 가능한가요 [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Q : 비대면 성찬식이 가능한지요. 동역자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A : 성찬식의 시작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나누신 마지막 식사입니다. 이후 교회는 함께 모여 떡을 떼고 잔을 나누는 성찬 예전을 이어왔습니다. 기독교는 기념설을, 천주교는 화체설을 취합니다.

기독교의 성례는 세례와 성찬입니다. 비대면 예배가 계속되면서 성찬에 대한 이해가 나뉘고 있습니다. 비대면 예배는 진행형이지만 조만간 끝납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자는 뜻입니다. 목사가 온라인으로 성찬을 베풀고 참예자들은 안방에서 떡을 떼는 이른바 온라인 성찬을 왜 서둘러 진행해야 합니까. 성례의 하나인 세례도 온라인으로 가능할까요. 집례자는 온라인으로 세례를 선포하고 수세자는 안방에서 자기 머리에 물을 끼얹는 것으로 세례가 성립될까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는 성찬 자리에 참여하지 않는 자에게는 떡과 잔을 나누지 못하게 했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성만찬 예식은 드리지 않는 게 좋다고 지침을 정했습니다. 우병훈 고신대 교수는 “인터넷 예배는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가슴 아픈 타협”이라며 “인터넷 성찬까지 허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습니다. 최진봉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비대면 예배상황에서 온라인 성찬 시행은 성찬에 대한 몰이해와 성찬 감상주의 또는 성찬 절대주의가 낳은 현상”이라고 했습니다. 김병훈 합동신대 교수는 “성찬은 한 공동체에 모이는 것이 마땅하고 온라인 세례가 안 되듯 온라인 성찬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길용 서울신대 교수도 “사이버 공간은 보완재로 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예배와 성례전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받아먹으라” “마시라”고 하신 대면 만찬이 성찬의 원형입니다. 원형을 버리고 변형된 성찬형식을 취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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