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사진)의 차량 전복 사고 당시 경찰이 현장에서 빈 약병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우즈는 사고 직후 자신이 플로리다주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음주 및 약물 복용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경찰이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실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22쪽 분량의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우즈의 가방 앞주머니에서 빈 플라스틱 약병을 발견했다. 약병엔 라벨이 부착돼 있지 않았고,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알려주는 어떤 표지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을 수습한 한 소방관은 당시 우즈를 “공격적이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보고서엔 우즈가 사고 직후 자신이 플로리다주에 있는 것으로 착각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우즈가 하버-UCLA 의료센터에서 치료 받을 때 그를 조사한 경찰은 “우즈에게 교통사고와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사고를 당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자신이 여전히 플로리다주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WP, USA투데이 등은 우즈에 대한 경찰의 특혜 조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안관실은 지난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즈가 약물 검사를 받지 않는 등 특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완전한 거짓”이라며 “차량 내 마약이나 약물 복용의 어떤 증거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런데 같은날 공개한 보고서엔 빈 약병을 발견됐다는 사실 등이 기록돼 있던 것이다. WP는 “사고 세부 내용은 (경찰이) 우즈에게 특별 대우를 했다는 의문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타이거 우즈 효과’가 조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로리 레빈슨 로욜라 로스쿨 교수는 “우즈와 같은 유명인들이 특혜를 받았던 사례를 수십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찾을 수 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