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으려는 노력… 시로 마음을 표현하세요

픽사베이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립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교회에서 장로님과 권사님, 직장에선 또 다른 직책으로 불립니다. 사람들은 맡은 역할에 맞춰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합니다. 김광규 시인의 시 ‘나’엔 18개의 ‘나’가 등장합니다. “살펴보면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들이고/ 나의 아들의 아버지이고/ 나의 형의 동생이고/ 나의 동생의 형이고/ 나의 아내의 남편이고/ 나의 누이의 오빠고…그렇다면 나는/ 아들이고/ 아버지이고/ 동생이고/ 형이고/ 남편이고/ 오빠고…오직 하나뿐인 나는 아니다/ 과연 아무도 모르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

여러분은 몇 개의 ‘나’로 살고 계십니까. 심리학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자신’, 즉 사회적 위치나 역할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합니다. 페르소나의 원뜻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말합니다. 인간이 집단 속에서 살아가면서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벗으며 살고 있다는 뜻에서 고른 말입니다.

페르소나가 100% 자기 자신이라고 믿으면 마음이 힘들어집니다. 정서적인 건강을 유지하려면 페르소나와 자아를 구별해야 합니다. 페르소나는 일반적인 기대에 맞추는 나의 태도이며,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집단으로 주입된 생각이나 가치관을 내 생각이나 가치관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페르소나와 동일시가 심하면 자신을 돌보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조차 잊어버리게 됩니다.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페르소나는 진정한 자아와 다르며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 하거나 자신을 은폐하려고 하므로 진정한 자아와 갈등을 일으킨다”고 말합니다.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우울증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유난히 책임감 강한 사람, 억압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들에게서 더 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나’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를 찾기 위해 ‘나는 누구인가’를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업무와 일상의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하는 것 역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나를 표현하는 시 쓰기’를 권해 드립니다. 시 쓰기를 통해 누군가의 아내나 남편이 아닌 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자신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본회퍼의 시 ‘나는 누구인가’는 겉으로 보이는 나와 내면의 나에 대한 고백이 간절한 기도문처럼 들립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진실한 고백은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남들은 종종 내게 말하기를 감방에서 나오는 나의 모습이 어찌나 침착하고 쾌활하고 확고한지 마치 성에서 나오는 영주 같다는데 나는 누구인가…. 사람들 앞에서는 허세를 부리고 자신 앞에선 천박하게 우는 소리 잘하는 겁쟁이인가 내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이미 거둔 승리 앞에서 꽁무니를 빼는 패잔병 같은가 나는 누구인가 고독한 물음이 나를 조롱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당신은 아시오니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오 하나님.”

이 시를 읽고 모방 시를 써보십시오.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정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온전한 나의 모습을 바라보십시오. 주님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해 주십니다.

<삶의 파이 그리기>

아래 원그림이 있습니다. 가만히 바라보면 거울 같기도 하고 깊은 우물 같기도 합니다. 그곳을 한번 응시해 보십시오. 거울이나 우물 연못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이지요. 원이 나의 삶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먼저 내 삶을 구성하고 있는 중요한 항목, 또는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들이 있겠지요. 예를 들면 영적인 일, 운동, 취미활동, 친구, 여행 등으로 개인마다 다르겠지요. 6개 정도의 항목을 먼저 쓰시고 비율대로 원그래프를 그려주세요. 어떤 항목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는지 또는 아예 쓰지 않는지 등을 그림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나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이고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느껴질 것입니다.

<몸과 마음, 영혼을 위한 리스트>

내 몸과 마음 영혼을 위해 배려할 리스트를 써 보세요. 목록을 만든 후 각 항목을 실천하는 방법을 적어보십시오.

□몸
(예)하루 1끼는 맛있는 음식 먹기,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기

□마음
(예) 1달에 1권씩 책 읽기, 하루에 3번 감사하기

□영혼
(예) 자기 전에 기도하기, 궁금했던 분야에 대해 공부하기

이지현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