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와 모니터에 게임 관련 기능을 대폭 강화하며 게이머 잡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월 3일 출시한 2021년형 QLED TV 국내 판매량이 1만대를 넘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QLED TV 신제품보다 2배 이상 빠른 판매 속도다.
QLED TV 신제품의 경우, 국내 판매량의 약 75%가 75형 이상으로 국내 TV 시장의 대형화·고급화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2021년형 QLED TV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기능에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네오 QLED TV(사진)는 TV업게 최초로 독일 인증기관 VED에서 ‘게이밍 TV 성능’ 인증을 받았다.
또 AMD의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 기능을 도입했다. 이 기능은 PC나 게임 콘솔에서 TV로 신호가 전달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입력 지연, 화면 끊김 등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는 기존 프리싱크에 명암비 최적화 기술인 HDR이 추가된 것이다.
LG전자는 다음 달 3일 게이밍 모니터 ‘LG 울트라기어’ 신제품(모델명: 27GP950·사진)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4K 해상도에 120㎐ 주사율, HDMI 2.1 단자 등의 사양을 갖춰 PC 뿐만 아니라 엑스박스 시리즈X, 플레이스테이션5(PS5) 같은 게임 콘솔에서도 4K 해상도의 고주사율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 AMD 프리싱크 프리미엄 프로’ 등 그래픽 호환 기능을 갖췄다. LG전자는 올레드 TV에도 프리싱크 등 게임 관련 기능을 적용했다.
페이스북이 올해 1월 내놓은 ‘2021 게임 마케팅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7월까지 국내 게임 신규 이용자는 940만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로 대면활동이 줄어들면서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신규 게이머의 연령대가 높은 점이 특징이라고 페이스북은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차세대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 시리즈X와 PS5가 출시되며 대화면으로 게임을 즐기는 수요가 늘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QLED TV에 게임을 연결하는 비율은 지난해 3월 11.4%에서 27%(한국 기준)로 2.4배 가량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TV는 화질과 크기 중심의 경쟁이었지만 이제는 게임 등 다양한 부가기능으로 경쟁이 확대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