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일상으로 복귀’를 의미하는 ‘코렉시트’(코로나+Exit)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 입국 제한을 해제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나서는 국가들도 있다.
로셸 월런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존보다 완화된 새로운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발표했다. 새 지침은 대규모 인파가 있지 않은 곳에 한해 실외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백신 완전접종자는 보육시설과 요양시설, 기숙사 등에서 확진자와 노출해도 자가격리가 필요 없게 된다.
월런스키 국장은 다만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등 야외행사나 박물관이나 영화관, 교회 등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서 “백신 접종이 끝날 때까지 대규모 실외행사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청년층이 백신을 맞을 경우 100달러의 장려금을 주기로 했다.
유럽 국가들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 입국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스페인 정부가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음성 판정을 받은 관광객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스페인은 국내총생산(GDP)의 12%를 관광산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스페인 정부는 전 국민의 10% 정도가 완전접종을 마친 데다 백신여권 도입을 확정해 관광 재개 의지가 강하다”고 분석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역시 최근 관광객 입국을 추진하고 있다.
전염병으로 인한 비상사태 종식을 준비하거나 백신 완전접종을 눈앞에 둔 국가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이날 지난해 3월부터 선포된 코로나19 비상사태 종식 안건을 조만간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발트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는 다음 달 3일까지 거주민 모두에게 백신 접종을 마칠 계획을 세웠다. 라트비아 정부는 완전접종 시점을 다음 달 10일로 잡았지만 최근 내각회의에서 일정을 앞당겼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