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이해하려면 제사장적 측면, 선지자적 측면, 왕적인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다윗은 산제사의 삶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왕으로서 삶과 신앙의 일치를 보여줬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며 나라를 통치했다.
성경은 신앙과 삶이 일치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그동안 한국교회 안에선 이 문제가 자주 강조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그리스도인은 신앙과 삶의 분리를 넘어 신앙과 삶의 대립, 괴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이런 현상을 겪는 가장 대표적인 계층이 청소년이다. 어른은 삶과 신앙의 일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경험을 통해 깨닫는다. 보통 경제적 어려움과 질병, 자녀 문제 앞에서 본인의 한계에 도달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한다.
그러나 청소년은 다르다. 이들은 아직 부모를 의존하며 산다. 그래서 삶의 절실함이 부족하다. 다만 학업의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학업의 문제가 신앙의 발목을 잡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모와 목회자가 세대잇기를 등한시하며 신앙보다 학업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삶과 신앙이 일치해야 한다는 것은 성장기에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하지만 교회가 그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초중고등학교 때 삶과 신앙에 대해 가르치지 못하면 성장기 이후 교회를 떠난다. 교회 안에 있더라도 가치관 충돌로 신앙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좋은나무교회는 신앙과 삶의 일치를 위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주말캠프를 진행한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론 C캠프를 운영한다. 성경 말씀을 통해 삶과 신앙이 일치돼야 한다고 가르치고 학업 현장에서 믿음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가르친다.
교육 원리는 간단하다. 사전에 이걸 경험한 선배들이 후배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또래는 또래, 형 누나, 동생과 부딪힐 때 변화된다. 이때 신앙이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몸이 돼 사는 것을 배운다.
요한계시록을 쓴 요한은 서머나교회에 편지를 보내고 죽도록 충성하라고 명령했다. 우리의 혼동은 그 말씀이 오직 교회에만 국한된다고 보는 것이다.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는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사업체에서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
교회 안에 갇힌 편협한 사고를 극복하려면 먼저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교회 안에서 예배, 말씀훈련, 교제, 전도·선교, 봉사의 5가지 교회 활동을 하면서 머리이신 주님의 몸이 되는 것을 경험해야 한다.
주말캠프와 C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새벽예배, 철야예배, 주일예배 등 교회에서 진행되는 공예배에 참여한다. 주일학교 교사와 캠프에서 리더역할을 하는 선배를 보면서 교회에 충성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배운다.
물론 모든 아이가 캠프에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훈련을 하다 보면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죽도록 충성하는 모범적인 아이들이 나타난다. 이런 아이들에겐 ‘죽도록 충성하라’는 말씀이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서 적용된다. 교회에서 확립된 주님과의 수직적 관계가 세상의 수평적 영향력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교회의 권위와 지도, 감독은 출발점이 된다. 성령 하나님을 의지해 충성하면 학업과 가정, 학교에서 열매를 맺는다. 주님의 말씀이 정말 그대로 이뤄지는 법리를 체험하게 된다. 믿음으로 반응하는 신앙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아이들이 처음 주말캠프나 C캠프에 오면 당황스러워한다. 친구와 교제, 학업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친구와의 갈등이 시작된다. 아이들은 학업 전 성경을 암송하고 30분간 예배를 드려야 한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앞서 걸어간 선배의 격려, 또래와 함께할 때 가능하다. 아이들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악산과 지리산을 올랐다. 35회에 걸친 아웃리치에서 아이들은 학업에서도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결과 좋은나무교회는 교육의 열매를 거두고 있다. 성경적으로 공부하는 방법, 원뿔 하나로 물리와 수학을 이야기로 배우는 과정, 배추로 배우는 경제와 생물과 화학 이야기가 주말캠프와 C캠프의 일상이다.
‘무슨 교회에서 공부까지 책임지냐’는 질문은 구시대의 낡은 사고일뿐이다. 목회자는 성도의 삶의 현장으로 가야 한다. 특히 성장기 우리 자녀들의 삶의 현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신앙의 세대잇기를 한다며 교회와 세상을 분리해선 안 된다. 신앙이 그들의 삶이 되도록 함께 울며 함께 기도드려야 한다.
이강우 목사(좋은나무교회)